고금리·변동금리 높아…금리 상승 시기에 타격 커질 수도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사람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숙박·음식점업 대출 중 고금리·변동금리가 많은 제2금융권 등 비은행 기관에서 받은 대출 비중이 30%에 육박,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취약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7일 한국은행 조사 결과 올해 3분기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54조5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6조3339억원으로 20.4% 늘어났다.

이처럼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 은행 대출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게 증가한 까닭에 숙박·음식점업 대출 가운데 비은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3분기 비은행 대출 비중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8년 1분기 이래 최고치다.

3년 전인 2015년 3분기(20.8%)와 비교할 경우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숙박·음식점업의 비은행 대출 규모는 현재까지는 은행권의 숙박·음식점업 대출(38조2246억원)보다 규모 면에서는 적지만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비은행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로 계속해서 두 자릿수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 4분기∼지난해 3분기까지는 증가율이 3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반해 예금은행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2014년 3분기∼2016년 1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6년 2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져 지난해와 올해 4∼6%대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가 2016년 중반 이후 둔화하고 같은 시기 비은행 대출이 폭증한 점을 볼 때 숙박·음식점업 대출을 받고자 하는 차주들이 은행에서 비은행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불경기 상황에서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차주들로서는 1금융권 대출한도를 모두 채울 수 밖에 없고, 은행 대출이 거절된 이들이 비은행 대출의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금리 인상 시기를 맞아 숙박·음식점업 차주들의 부담이 커져 부실 대출이나 취약 차주들이 대거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은은 지난 11월 말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미국도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돼 대출 금리 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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