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여부-지주사 전환 등도 주요 잣대

각 시중은행 ATM 기기가 모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은행권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주요 CEO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지면서 인사 태풍 수준의 물갈이가 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임기가 종료되는 인사만 100명이 넘는다.

19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다소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우선 국민은행 채용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은 허인 행장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KB금융도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익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와 ‘리딩 뱅크’ 경쟁 끝에 금융지주사 1위를 꿰찬 뒤 현재까지 챔피언 벨트를 방어 중이다.

우수한 실적에 채용비리로 인해 촉발된 CEO 리스크도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오는 2019년 11월까지로 예정된 허인 행장의 임기는 다소 안정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에 반해 신한은행은 사정이 다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로 인해 재판에 넘겨지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무엇보다 현 위성호 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종료되는데다 실적 또한 최근 KB금융과의 리딩 뱅크 경쟁에서 1위 탈환에 실패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신한금융 측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부행장급에서 대규모 물갈이를 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은 임원들 인사가 관심거리다. 우리은행은 행장과 감사를 포함한 임원 24명 가운데 13명이 오는 12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일반적으로 우리은행 임원 임기는 상무가 2년, 부행장은 1년으로, 사실상 부행장은 매년 교체되는 셈이다. 교체된 부행장은 연임하거나 부문장 승진으로 갈린다. 또한 계열사 사장으로 적을 옮기거나 아예 퇴사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번에 우리금융지주가 새로 세워지면서 부행장들이 새로 이동할 수 있는 자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현재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판결 확정까지는 장기전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 3월 연임 여부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유력해 보인다.

오는 1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 9339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초로 ‘순익 1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2012년 농협은행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대훈 행장은 올해 캄보디아 법인을 공식 출범시키는 등 농협은행의 외연을 넓히는데도 성공했다.

일반 시중은행들의 행장 임기가 2년인데 비해 농협은행장 임기는 1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호실적과 그간 이룬 성과를 볼 때 이대훈 행장의 연임설이 힘을 얻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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