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가 경영 판단에 해당하는 사안 서전 금지 하기 어려운 실정”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산업은행이 한국지엠(GM)의 2대 주주로서 한국GM 노사 양측에 3자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한국GM 사측과 노측, 산은 간 3자 대화를 제안하려고 한다"며 "오늘 내일 중으로 (양측에) 공식적으로 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재 한국GM은 연구·개발(R&D) 법인분리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사측과 법인분리를 두고 한국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며 파업으로 맞서려는 노측이 맞서고 있다. 이에 산은은 3자 대화로서 협의에 나서려는 것이다.

특히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이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한 8100억원 중 올 연말 투입을 앞둔 나머지 절반인 4050억원의 집행은 '국민 다수의 요구가 있다면' 중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태를 계속 파행시키면 출자 자체를 안 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한국GM 노사 양측을 압박하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3자 대화가 성사되면 한국GM 사측이 R&D 법인분리 이후 구체적 사업계획 등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래야 산업은행도 법인분리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측의 주장을 신뢰하고 노측을 설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은 “법인분리를 강행한 한국GM 사측과 법인분리 안건이 처리된 주주총회 참석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노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병행 할 것”이라며 “노조는 산은의 주총 참석을 물리적으로 막았기 때문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고, 사측에 대해선 주총에 대한 무효소송 등 모든 법률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의 법인분리 의도를 알고도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영판단에 해당하는 사안은 사전에 금지할 수 없다"며 "17% 주주(산업은행)가 83% 주주(GM 본사)의 모든 일에 제동을 걸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현대상선의 신종자본증권 8000억원을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절반씩 사들여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이 회장은 "자본 투자만 한다고 자동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 투자로 필요조건을 갖추지만, 충분조건은 경영혁신을 이루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구조조정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구조조정 회사의 도덕적 해이"라며 "실적이 나쁘면 직원을 해고하는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안일한 임직원은 즉시즉시 퇴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현대상선의) 현 경영진에 대해서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단지 경영 협약을 통해 노선별 실적을 매주 보고하는 체계를 만들고, 1∼2주 실적이 나쁘면 분석·추궁하고, 한 달 지나면 경고하고, 두 세달 지나면 갈아치우자는 것"이라며 "해외 지점에 대한 집중 감사를 실시해서 일부 징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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