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한국은행 국정감사, 김경협 의원 “2015년 금리 인하, 박근혜 정부에 굴복한 것”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감에 앞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등 여당 의원들이 지난 박근혜 정부 하에서 단행된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서 한은이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제기에 나섰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나 안종범 경제수석으로부터 금리 인하와 관련된 어떤 부탁이나 요청,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KBS는 2015년 박근혜 정부 하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정 전 부위원장은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기획기사로 세게 금리인하를 압박 할 것’을 부탁했고, 조선일보는 2015년 3월 두 차례 기획기사를 통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이후 같은 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인 오늘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지난 정부와 현 정부 하에서 한은의 금리 정책에 대해 첨예하게 맞섰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포문은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2015년 당시 이 총재가 서별관 회의에 참석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2015년 3월 당시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그 사람들끼리(안종범 청와대 전 경제수석과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문자를 어떻게 주고받았는지 전혀 몰랐고 관련 내용은 어제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요청이나 부탁, 전화 연락을 받은 적이 없냐고 재차 질의했고, 이 총재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어떠한 요청이나 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어떠한 관련 협의도 한 적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시 안 전 수석의 문자 내용과 조선일보의 금리 인하 주장 기사, 이후 이뤄진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 등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 2015년 당시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정교한 시나리오에 따라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2015년 금리 인하 당시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서 3.1%로 낮춰야 할 정도로 경제가 나빴고 수출도 부진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압박이 많아 그런 결정(기준 금리 인하)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금통위 회의 상황을 보면, 당시 경제 상황을 너무나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 결정 과정은 너무나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정말로 당시 청와대 서별관 회의 침석하거나 박근혜 정부 인사와 (금리 인하와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본인 뿐만 아니라 아니라 한국은행에서는 금통위 위원을 포함한 누구도 2015년 당시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금리 인화 결정)도 협의한 적도 없고, 금통위원들도 모두 당시 정부 인사들과 개인적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정부 압박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런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