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대 급락…"시장 순응적 위험관리 필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드가 주가 급락에 놀라는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금리 상승세에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악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폭락한 가운데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연중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지지선이 2100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상승·기술주 실적 우려 ‘후폭풍’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31.83포인트(3.15%) 하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도 94.66포인트(3.29%) 내린 2,785.68에 마감했다.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15.97포인트(4.08%) 떨어진 7,422.05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급락세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증시가 이처럼 하락한 이유가 금리 상승과 기술주 실적악화 우려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의 이유는 두가지로 해석된다. 금리 상승과 실적 악화 우려”라며 “금리 상승에도 잘 방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왜 이제서야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두 번째 이유와도 관련돼 있지만, 금리 상승 이슈만으로 본다면 ‘아직 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기술주들의 실적 악화 우려도 미국 증시 급락을 초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올해 미국 증시의 핵심 테마는 ‘기술주’다. 그런데 ‘스파이칩’ 이슈에 따른 여파가 지속된 점과 기술주 실적악화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증시 낙폭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 폭락에 찾아온 韓 ‘검은 목요일’

미국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간밤 미국 증시의 부진은 국내증시 폭락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98.94포인트(-4.44%) 하락한 2129.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09억원, 355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하락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590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러한 상황에 증권가에서는 우선적으로 2100선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미국증시 폭락을 고려해 코스피 지지선을 이전에 제시했던 하반기 예상 지지선인 2150선보다 하향 조정한 2100선으로 제시했다.

국내 시장 영향은 ‘글로벌 펀더멘탈’과 ‘코스피 밸류에이션’ 2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시장 영향은 ‘글로벌 펀더멘탈’과 ‘코스피 밸류에이션’ 2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면서 “2100pt(P/E기준)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코스피도 약세추세가 지속돼 지수 레벨다운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이익의 하향조정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특히,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1135원)을 넘어서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심화가 예상된다”며 “확정실적 기준 PBR 0.93배(금융위기 이후 저점)인 코스피 2100선 전후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은 ‘시장 순응적인 위험관리’ 필요

이에 당분간은 시장 순응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의 경우 경기호조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지속에 대한 우려는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데 그쳤지만 전일 하락의 또 다른 기제였던 기술주의 논쟁은 가장 우려해야할 사안”이라며 “이유는 전통적인 리세션 선행 지표(Yield gap)가 경기침체를 신호하지 않더라도 주식이 조정에 진입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지난 수년간 선진 증시의 강세장 주도권은 기술주에 있었는데 이들마저 금리상승에 따른 마진감소를 우려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성장주는 부재하다”며 “따라서 당분간은 시장 순응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의 해소 가능성이 낮다. 또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소화기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이에 유 팀장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경기방어주 중 업황 불확실성이 높은 유틸리티보다는 통신을 선호했다. 또, 금융주의 경우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은행업종과 보험업종이 유리하다고 봤다. 그는 스타일별로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당분간은 펀더멘탈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가치주가 다소 유리하다”며 “다만 가치주라도 기존의 박스권을 뚫고 주도주가 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발표가 중반을 넘어가는 10월 하순 이후에는 낙폭과대 성장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낙폭과대 성장주에 해당하는 업종·종목이 무엇인지는 10월 하순쯤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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