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증가세와 대조 보여…경기 불황으로 적금 깨는 가계도 늘어
8일 한국은행 조사 결과 올해 2분기 말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2조44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조8017억원 줄어든 규모로 잔액 기준으로 보면 2012년 4분기(32조1680억원) 이후 5년 반만에 최소치다.
정기적금 잔액은 2013년까지 꾸준히 늘다가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점을 찍던 2013년 4분기(38조5934억원)와 비교하면 6조1485억원이 줄었다.
특히 정기예금의 증가세와 비교하면 정기적금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분기 말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4조17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36조7054억원 증가한 것이다.
정기예금은 2017년 1분기부터 매 분기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기적금 인기가 계속 하락하는데는 저금리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까지 사상 최저인 연 1.25%에 머무르다가 최근 들어 1.50%로 올랐지만 여전히 저금리 상태다. 이에 따라 적금 금리도 2% 밑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정기적금(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2분기 연 1.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치에서 반등은 했지만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정기적금 가중평균금리가 3%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금의 선호도가 과거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정기예금 금리 또한 1.81%로 낮지만, 예금은 적금과 달리 돈을 묶어두는 기간이 짧고 입출금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까닭에 단기 부동자금 예치 목적으로 여전히 활용도가 크고 선호도도 적금보다 높다.
경기 부진도 적금 잔액 감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매달 적금액을 납입하는 데 부감을 느끼면서 오랜 기간 납입하고 혜택은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는 적금을 깨는 가계가 증가하고 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시중은행에서 개인·개인사업자 명의의 정기적금을 중도 해지한 건수는 556만4420건에, 금액은 14조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