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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삼성생명이 최근 이사회에서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일괄구제 방침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소송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까지 금감원 분쟁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와 보험업계의 갈등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즉시연금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즉시연금 관련 분쟁조정 민원은 현재까지 총 84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민원 접수건수가 집계되지 않은 이번 주 민원 건수까지 감안하면 분쟁조정 민원은 100여건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즉시연금 관련 민원은 지난달 26일 삼성생명 이사회가 일괄구제 방침을 사실상 거부한 뒤부터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이사회 결정에 소비자 단체 ‘반발’

  • 금융소비자연맹 CI.
앞서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A씨는 “가입한 즉시연금 상품은 금리가 떨어져도 2.5%의 연 최저보증이율만큼은 연금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설명을 받았는데 현재는 연 2.5%보다 적은 금액의 연금을 받고 있다”며 분조위에 민원을 제기했고 분조위는 이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생명은 분조위 결정이 나온 지 3개월 뒤인 지난 2월 조정 결과를 수용했다. 분조위는 지난달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제기된 민원에 대해서도 삼성생명과 같은 경우라고 판단, 미지급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후 금감원은 같은 상품 가입자들도 일괄 구제해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삼성생명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즉시연금 미지급금으로 언급되고 있는 43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소비자단체들은 삼성생명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삼성생명 이사회가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당초 예상금액인 4300억원의 8.6%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이사회 결정이 나오자 금융정의연대는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는 삼성생명이 약관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고, 고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완전판매임이 분명하다”며 “또한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문제에 관한 피해 사실을 소비자에게 먼저 알리지도 않는 등 최소한의 의무도 시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삼성생명에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도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즉시연금 지급 지시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하려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 집단소송이나 단체소송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아 소송에 참여한 자만이 권리를 구제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삼성생명은 무조건 소송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이사회 결정 이후 밝혀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법원 판단을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 무조건 소송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은 특히, 즉시연금과 관련된 약관을 삼성생명이 두 번이나 고친 점은 회사가 약관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A씨 민원에 대한 분조위 결정 이후 삼성생명은 '연금계약의 적립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이라는 약관을 ‘연금계약의 연금재원을 기준으로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제외하여 계산한 연금월액’으로 고쳤고, 이후 ‘연금계약 재원을 기준으로 공시이율을 적용하여 산출방법서에 따라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제외하고 계산한 연금월액’이라고 재수정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약관을 고쳤다는 것은 약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회사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약관은 수시로 고쳐진다. 약관을 고쳤다고 해서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얘기는 (논리적으로)맞지 않다”며 “보다 명확하기 위해 약관을 수정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소송으로 번지나?…금소연, 공동소송 준비

  • 서울 여의도 금감원 전경. 사진=최성수 기자
현재 금소연은 생명보험사 즉시연금을 가입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접수받고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금소연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에 즉시연금을 가입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접수받아 문제점을 분석한 후 금소연 결정이 타당할 경우 원고단을 결성해 공동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접수를 받은 후부터 금소연에는 하루 평균 10여 건의 즉시연금 관련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 피해와 관련된 민원도 하루 4~5건이 접수되고 있다.

한화생명이 금감원 결정을 거부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화생명은 금감원 분조위에 바로연금보험 조정결정에 대해 불수용 의견서를 최종 제출했다.

한화생명은 의견서에서 “다수의 외부 법률자문 결과 약관에 대한 법리적이고 추가적인 해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분쟁관련 민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삼성생명 다음으로 큰 850억원으로 금감원은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생명의 불수용 의견서 제출은 이번 분쟁조정결정 1건에 국한된다.

한편, 금감원은 소송지원제도를 통해 분쟁조정을 신청한 민원인들의 소송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수칙을 보면 소송지원에 관해 명시돼 있다”며 “수칙에 맞게 소송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새로 지어진 삼성생명 빌딩. 사진=최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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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10 09:00:12 수정시간 : 2018/08/10 17: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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