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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차에 탑재된 '네이버 어웨이'. 사진=박창민 기자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을까. 네이버 어웨이를 써본 후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 'AI 비서'라기보다는 아직은 '말귀 잘 알아듣는 내비게이션' 이었다. 기존 순정 내비게이션과 비교하면 음성 인식률은 뛰어났다. 하지만 타사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AI 스피커 기능을 추가하는 등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7일 그린차 앱을 통해 어웨이 탑재 차량을 대여했다. 차량 종류는 기아차 '레이'였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어웨이의 널찍한 화면과 커다란 아이콘이 눈에 띄었다. 어웨이의 화면 비율은 24:9로 태블릿 PC만큼 크다. 큼직하고 직관적인 아이콘은 이용 방법을 금세 익힐 수 있을 만큼 편했다. 어웨이의 이같은 요소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에 익숙한 운전자에게 새로운 주행 경험을 더해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 길 안내 중인 '네이버 어웨이'(사진 위)와 'SK텔레콤 T맵X누구'(아래). 네이버 어웨이의 넓은 화면과 큼직한 아이콘이 주행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해준다. 사진=박창민 기자
◇ 호출어가 없다…다음 버전에 기능 추가

어웨이를 처음 사용하는 운전자가 고민이 되는 부분은 호출어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구글이 출시한 안드로이드 오토의 호출어는 '오케이 구글'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작동시킨 후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안드로이드 오토가 응답하고 이후 운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거나 명령을 수행할 준비를 한다. SK텔레콤 T맵X누구의 호출어는 '아리아'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어웨이는 현재 호출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어웨이 화면에서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을 터치한 후 목적지를 말하면 길 안내가 시작된다. 호출어 기능이 없는 이유는 네이버가 어웨이에 AI 스피커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어웨이는 조만간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AI 스피커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며 "호출어가 무엇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화면에 있는 '마이크' 아이콘을 터치한 후에야 음성 인식이 가능해 주행 중 사고 위험성이 있다. 사진=박창민 기자
네이버 측에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호출어가 없으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기자가 대여한 레이 차량에서 어웨이는 차량 정면유리 왼쪽 끝에 있었다. 정차 상태에서도 왼팔을 최대한 쭈욱 뻗어야만 마이크 아이콘에 손이 닿았다.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주행 중이라면 목적지 변경, 음악트랙 변경 등에 더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 순정 내비게이션처럼 핸들의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면 내비게이션이 응답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린카 레이의 핸들에는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없었다.

◇ 길 안내는 '최고'…음성인식은 '글쎄'

마이크 버튼을 누른 뒤 "서울시청"이라고 말했다. 어웨이는 서울시청으로 길 안내를 시작했다. 이어 '풍납동 유천냉면', 'SKT타워' 등 비교적 음성 인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말해 봤다. 어웨이는 모두 제대로 인식했다.

다음으로는 "협동산업으로 가자"라고 말해 봤다. 이번에는 2가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협동산업'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음성 인식하는지와 '~으로 가자'라는 문장을 '목적지로 설정해달라'는 의미로 분류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어웨이를 체험하기 전 실험해 본 다른 플랫폼에서는 '협동산업'을 음성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 "협동산업으로 가자"고 말하니 '협동산옥으로 가자'로 인식했다. 사진=박창민 기자
어웨이는 협동산업을 찾지 못했다. 이유는 '협동산업으로 가자'라는 전체 문장을 목적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기자가 가려는 장소는 '협동산업'이지 '협동산업으로 가자'는 아니다. 목적지인 '협동산업'이라고만 말해봤다. 그런데 어웨이는 '협동산옥'이라고 인식했다. 5번 모두 협동산옥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협동산옥이란 장소는 없다. SK텔레콤 'T맵X누구'는 협동산업 검색을 5번 시도해 5번 모두 성공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5번 중에 4번 제대로 인식했다.

다음은 "영진그린필 아파트"라고 말한 경우다. 이 역시 다른 플랫폼에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어웨이도 인식하지 못했다. 수차례 시도한 끝에 "영진그린필"이라고 말하니 길 안내를 했다.

이번에는 실제 주행에 나섰다. 목적지는 남양주 평내동에 위치한 한 교회였다. 이 교회는 기자가 아는 장소 가운데 가는 길이 가장 복잡하다. 교회 뒤쪽은 절벽이어서 자동차는 진입할 수 없고, 앞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높은 언덕과 여러 공장부지의 좁은 길을 지나야 한다.

기자가 그동안 사용해봤던 여러 순정 내비게이션 가운데 이 장소를 제대로 안내하는 제품은 없었다. IVI 플랫폼 중에서도 절반은 길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 네이버 어웨이(사진 위쪽)는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길 안내했다. SK텔레콤 T맵X누구는 길을 찾지 못하고 맴돌게 했다.
어웨이는 정확하게 길 안내를 했다. 제대로 길 안내를 해준 것은 물론이고, 큼지막한 화면과 간편하고 직관적인 UX/UI 디자인은 운전을 편안하게 해줬다. 내비게이션 기능 면에서는 어웨이가 다른 플랫폼보다 앞선다고 느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길 안내 도중 다른 장소를 경유해달라고 말했지만 '경유해줘'도 목적지의 일부분으로 인식해 목적지를 검색하지 못했다. 운전 중이어서 추가적인 경유지 설정 시도는 할 수 없었다. 어웨이는 장소 뒤에 "(목적지) 찾아줘"를 붙여 말하면 제대로 음성 인식했다. 하지만 극히 제한된 문장 안에서만 적용되는 음성인식은 기존 순정 내비게이션에서도 가능하다.

목적지를 말한 뒤 검색되는 많은 목적지 후보 가운데 한 장소를 음성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SK텔레콤의 T맵X누구는 목적지 후보 가운데 '첫 번째 (목적지)' '두 번째 (목적지)' 등 위치한 순서를 말하면 터치 없이도 목적지 설정을 할 수 있다.

◇ 내비게이션 용도로만 사용 가능한 음성인식 기능

네이버 계정과 연동된 어웨이는 네이버 뮤직을 통해 최신앨범, 탑100 등 음악 추천을 해준다. 네이버 뮤직 앱에 미리 설정해 놓은 '나만의 리스트'도 감상할 수 있다.

어웨이 내 오디오클립, 네이버 스포츠 카테고리를 통해선 △세계와 고전문학을 영어로 읽고 한국어로 감상한다 △김영하, 장하성 등 최고의 강연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등 인문·어학 교양 콘텐츠는 물론 △중계의 꽃, 해설위원 특집 △굿바이! 제롬 이긴라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 음악·스포츠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직접 터치로 실행해야 했다. 사진=박창민
다만 어웨이의 음성인식 기능은 내비게이션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스포츠, 음악 콘텐츠를 위한 음성인식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콘텐츠들을 즐기기 위해선 화면을 직접 하나하나 터치해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어웨이는 내비게이션에서 음성으로 주소를 찾아 목적지를 설정해주는 기능만 음성지원한다"면서 "안드로이드 오토, T맵X누구와 동일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 "신나는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니 '신나는 음악학원'을 목적지로 찾아줬다. 사진=박창민 기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음악 콘텐츠 카테고리에서 마이크 아이콘을 누른 후 "신나는 음악 틀어줘"라고 말해 봤다. 어웨이는 '신나는 음악 학원'을 길 안내했다.

기자는 어웨이와 기존 순정 내비게이션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이날 밤 한 자동차브랜드 차량의 순정 내비에서 어웨이와 비슷한 질문과 주행을 해봤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음성 인식률 자체가 어웨이보다 훨씬 떨어졌다. '협동산업'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물론 '수동계곡'을 말했지만 인식하지 못 했다. 협동산업을 인식하지 못해 정차 중일 때 직접 터치로 '협동산업'을 타이핑하려 했지만 오타가 계속 났다. 가는 길이 복잡한 특정 장소도 운전해봤으나 역시나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했다.

  • 한 자동차 브랜드의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비슷한 테스트를 해봤다. '수동계곡'을 목적지로 말했지만 찾지 못했다.(사진 위쪽) '협동산업'도 역시 음성 인식을 못해 정차 중 직접 '협동산업'을 타이핑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사진 아래) 사진=박창민 기자
체험 후기를 간단히 줄이자면 어웨이가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대체재로서는 가능하겠지만, IVI 플랫폼으로서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40만원대 기계 구입비에 통신비까지 내야 하는 점도 네이버가 풀어야할 숙제다.

차량용 순정 내비게이션보다는 저렴할지 모르지만, 주 경쟁자인 SK텔레콤과 구글 플랫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두 플랫폼은 첫 사용을 위해 업그레이드하거나 더욱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 보조기기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1만~5만원 선이다.

질문을 많이 준비했지만, 네이버 어웨이 체험은 여기서 마칠 수밖에 없었다. SK텔레콤과 구글의 플랫폼 비교체험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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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07 08:25:28 수정시간 : 2018/08/07 22: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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