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본부체제 가동 이후 첫 해외 법인장회의

현대·기아차 상반기 전 세계서 362만9000대 판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20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양사 CEO 주재로 해외 법인장들과 함께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가졌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 권역본부가 세워진 이후 처음 열렸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해외 법인장 회의는 매년 7월과 12월 열린다. 통상 7월에는 그해 상반기 판매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목표와 전략을 수립한다.

이날 회의에서 각 권역을 책임지는 권역본부장과 판매 및 생산법인장들은 본부 운영과 함께 생산·판매 부문에서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25%의 관세 부과를 부과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 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 현대·기아차 상반기 판매에 큰 역할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전 세계에서 362만9000대를 판매, 전년 동기(347만3000대)보다 4.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했지만, 2분기 들어 판매가 회복되면서 193만대를 판매, 전년 동기(176만대)보다 9.8% 증가했다.

특히 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전년 동기(50만6000대) 대비 13.8% 늘어난 57만7000대를 기록, 판매를 견인했다.

해외 법인장들은 판매확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신흥국 중심의 시장 다변화에 중점 두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관심 시장으로는 인도와 아세안 등을 꼽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승용차 52만7320대를 판매,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지난달엔 인도 권역본부도 가동, 시장 지배력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상트로'의 새로운 모델도 출시한다. 이 모델은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에서만 132만2335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지만, 현지에서는 단종된 상태다.

기아차도 내년 하반기 현지 공장 준공과 함께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장들은 아세안 시장 판매 확대 방안과 함께 2020년 10만대로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운전자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도 논의했다.

◇ 미·중·유럽 시장, SUV 라인업 늘리고 세단도 출시

현대·기아차는 기존 주력 시장에서는 SUV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7월)와 투싼 상품성 개선 모델(11월)을 투입하고, 기아차는 지난달 출시한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럽 시장에는 현대차 싼타페, 코나 디젤, 투싼 및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차례로 투입키로 했다. 기아차는 다음달 중국 시장에 전략 엔트리 SUV를 출시, A급 세그먼트 SUV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세단 신규 출시도 계획됐다. 기아차는 오는 9월 신형 K3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5 상품성 개선 모델 투입도 예정됐다. 유럽 시장에는 기아차 주력 모델인 씨드가 이달부터 판매중이다.

친환경차의 경우 각국 지원책과 환경규제를 고려, 수요를 검토한 뒤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기아차 측은 "올해 넥쏘, 코나EV, 니로EV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이 한층 강화돼 2025년 전기차 시장 3위 입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관련 모델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외법인장들은 이번 주 후반부터 권역별 점검회의, 신차 품평회 등 다양한 예비회의를 가졌다. 법인장 회의 이후에도 지역별, 이슈별로 별도 협의 및 간담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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