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오토바이로 범행 후 도망다녀…경찰 "범행 동기, 돈 사용처 등 조사 중"

지난 16일 영주 한 새마을금고에서 현금 4300만원을 훔쳐 도주한 A(36)씨가 범행 전날 밤 안동 시내에서 범행에 이용한 오토바이를 훔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경북 영주 소재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현금 4300만원을 훔쳐 달아난 30대 남성이 범행 3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19일 오후 4시 35분경 영주시 한 병원 앞에서 새마을금고 강도 피의자 A(36)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6일 낮 12시 15분경 영주시의 한 새마을금고 건물 지하주차장 통로로 몰래 들어와 8분 정도 숨어있다 점심시간을 맞아 지점 안이 한가해진 낮 12시 23분경 금고 안에 침입해 직원 4명을 흉기로 위협하고 4300만원을 훔쳐 도주했다.

그는 범행 장소에서 1분 거리에 파출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범행을 감행했다.

A씨는 현금이 든 가방을 들고 지하주차장 쪽으로 내려간 뒤 옆 교회 담을 넘어 도주했다. 그는 당시 카키색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색 옷과 복면을 착용한 상태였다.

경찰은 범인이 돈을 훔쳐 달아난 뒤 인근에 미리 세워 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간 것을 파악하고, 도주 경로를 추적해 영주의 한 야산에서 범인이 타고 간 오토바이와 헬멧, 돈을 담고 간 가방 등을 회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전날 오후 10시 28분경 안동 시내 한 치킨집에서 범행에 이용한 오토바이와 헬멧 등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치킨집 부근 CCTV에는 키 170㎝ 정도의 30∼40대 남자가 길을 걸어가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토바이를 훔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인근 CCTV에 찍힌 오토바이와 안동에서 도난당한 오토바이 번호가 같은 것도 파악했고, 이어 치킨집 인근과 새마을금고 주변, 도주로에 설치된 CCTV 500여개를 시간대별로 추적한 끝에 범행 발생 3일만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A씨는 훔친 4300만원 중 일부는 쓰고 일부는 남아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지능적으로 공용 CCTV가 없는 곳으로만 피해 다녔고, 도주 당시 대부분 농로를 이용했다"며 "범행 다음 날도 직장에 정상 출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경위와 훔친 돈 사용처 및 공범 존재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강도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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