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용 전기요금 증가율, 산업용 앞질러…교육용, 농사용에 이어 3위

일반용 전기수요 업용에 이어 3위 21.9%…총전기수요에서 큰 비중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 점심 시간이 끝난 오후 1시경 여전히 개문영업을 하는 상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 상가들의 '개문(開門) 영업'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이나 시민단체가 에너지 절감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지만 값싼 전기요금 때문에 상인들은 아까운 줄 모르고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

데일리한국이 17일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오후 1시경 서울 종각에 위치한 젊음의 거리를 둘러본 결과 문을 열어둔 채 영업을 하는 상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수가 줄어 보였으나 식당, 커피전문점, 휴대폰 가게 등 가리지 않고 개문영업을 하는 상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개문영업을 하는 상가들이 전년보다 줄어 들어보였으나 젊음의 거리를 돌아본 시간이 점심 시간이 마무리되는 오후 1시경이다. 손님이 빠져나간 식당들은 문을 닫고 있었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출입구의 경우 대부분 열려있었다.

특히 커피점의 경우 개문영업이 흔했으며, 휴대폰 가게도 개문영업 빈도가 많았다.

사진=안희민 기자
상인들이 개문영업을 하는 이유는 전기요금이 값싸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손님들이 오가기 쉽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전기값이 싸니 에어컨을 가동하고도 문을 활짝 연채 영업을 한다는 얘기다.

한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올해 1분기 산업용이 kWh당 109.2원, 일반용 128.5원, 주택용 111.1원이다. 상점들은 일반용 전기요금을 내 전기요금 부담이 가장 많아 보이지만 일반용 전기요금이 실질적으로 계속 하락해 온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한전과 한국은행이 물가지수를 반영한 불변 전력요금은 주택용의 경우 2016년 kWh당 120.4원으로 2001년의 74.6% 수준이었지만 일반용은 129.2원으로 82.8% 수준이다. 교육용은 110.4원으로 82.4% 수준이며 농사용은 47.0원으로 74.8% 수준이다. 산업용은 106.1원으로 1.19배 늘었고 가로등과 심야는 각 112.3원, 66.8원으로 1.14배, 1.77배 늘었다.

즉, 일반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싸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2001년 대비 줄었기 때문에 일부 상인들이 여전히 개문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안희민 기자
더 큰 문제는 일반용 전기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용 전기요금 수요 증가는 이미 산업용을 앞질렀다.

한전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에선 산업용 전기수요가 2017년 기준 28만5970GWh로 56.3%를 차지했고 일반용은 11만1298GWh로 21.9%를 차지했다. 주택용은 6만8544GWh로 13.5%를 차지하고 있다.

전력수요 증가는 2001년 대비 2017년에 주택이 1.7배 증가했고 일반용 2.11배, 교육용 3.15배, 산업용 2.01배, 농사용 2.8배 상승했다.

수치로 놓고 봤을 때 일반용 전기수요 상승이 교육용과 농사용에 이어 3위에 올라 산업용을 추월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상인들의 개문영업을 단순하게 봐선 안된다.

일반용 전기요금을 실질적으로 인상하고 각종 에너지절감 기기 보급으로 전체 전력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력소비 절대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1인당 전력소비가 경제규모가 훨씬 더 큰 미국을 추월하는 일이 벌어질 수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박희천 인하대 교수는 ‘2016년 한국의 1인당 전력소비는 미국 다음이지만 5년 후에는 한국 1인당 전력소비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한바 있다.

사진=안희민 기자

박희천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밸런스 2017년을 인용해 한국의 1인당 전력소비가 미국, 벨지움,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과 정반대 추세라고 밝힌 바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2005~2016년간 전력소비가 44.2% 늘어 연평균 3.4% 올랐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6.8% 줄어들어 연평균 0.6% 줄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1년 이후에 한국이 미국을 추월해 1인당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로 이름이 오를 전망이다. 2021년에는 미국의 1인당 전력소비는 1만2353kWh이고 한국은 1만2423kWh로 서로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은 2016년에 1인당 전력소비가 1만1252kWh을 기록해 1만2754kWh를 기록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샤잰=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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