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은행 전체 임원 178명 중 서울대와 고려대가 22명과 10명으로 1·2위 올라

상고 등 실업계고 졸업 임원 42명(23.6%)…씨티, 서울대+이대 출신 비중 75%

대구은행, 구속된 박인규 전 행장·현 대행 박명흠 부행장 등 ‘영남대 파벌’ 득세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최근 KEB하나은행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일명 ‘SKY’ 대학으로 불리는 출신 대학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적으로 높이고 건국대와 동국대, 숭실대, 명지대 등을 나온 대학 지원자의 점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채용을 실시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데일리한국은 실제로 은행권의 이들 SKY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어느 정도 인지 확인하기 위해 은행권 임원들의 출신 대학 전수조사를 통해 은행권의 명문대 선호 현상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봤다.

이는 은행권 전체 임직원의 출신학교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은행 직원 가운데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 여러차례 승진끝에 '임원' 타이틀을 거머쥔 직원이야말로 각 은행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체 은행 임원들의 출신 대학 전수조사를 통해 은행권의 명문대 선호현상이 어느 정도 인지를 입체적으로 짚어봤다.

◇ 11개 은행 전체 임원 178명 중 최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22명)·고려대(10명) 순

10일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11곳(KB국민, KEB하나, 우리, 신한, SC제일, BNK부산, DGB대구, 한국씨티, 광주, 전북, 제주. 이상 2016년말 기준 총 자산 상위 순)의 2018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임원 현황(사외이사·감사위원 등 비상근 임원 제외한 상근 임원 기준)을 전수조사 한 결과, 이들 11개 은행의 임원 숫자는 현재 총 178명(이하 올해 3월 31일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조사 대상 11개 은행 임원 178명의 출신 대학(학사 기준)을 전수조사 한 결과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한 학교는 서울대로 총 22명(12.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려대가 10명(5.6%)의 임원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에서 선호한다는 일명 ‘SKY’ 대학 중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 임원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SKY 대학 중 한축을 차지하는 연세대를 졸업한 임원은 전체 178명의 임원 중 4명(2.2%)에 불과했다.

실제로 11개 은행 임원 178명의 출신 대학은 모두 45개에 달해 특정 대학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또한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어느 대학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지 못했다.

서울대와 고려대에 이어 3위는 8명(4.5%) 임원을 배출한 전북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희대 출신 임원이 7명(3.9%)으로 임원 배출 대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으로는 계명대와 영남대, 해외대학(이하 임원 수 동률 시 대학명 가나다 순) 출신 임원이 각 6명(3.4%)이었고 단국대와 동아대, 성균관대를 졸업한 임원이 각 5명(2.8%)이었다. 이어 경성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가 각 4명(2.2%)씩의 임원을 배출했다.

경북대와 부산대, 서강대, 제주대, 조선대, 충북대, 홍익대가 각 3명(1.7%)이었고 국제대와 동국대, 동의대, 청주대, 충남대, 한양대는 각 2명(1.1%)이었다.

마지막으로 각 1명(0.5%)의 임원이 나온 대학도 강원대와 경남대, 경북산업대, 관동대, 광운대, 광주대, 국민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 울산대, 원광대, 전주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국해양대, 한남대, 한성대 등 18개 대학이나 돼 은행권 임원 출신 대학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한편, 11개 은행 전체 임원진 178명 가운데 2명의 임원은 출신 고교나 대학 등이 끝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 상고 등 실업계 고교 졸업 임원 178명중 42명(23.6%)…15명(8.4%)은 순수 ‘고졸’ 출신

은행권 임원 178명 중 상고나 공고 등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임원은 42명(23.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은행에 재직 중인 임원 네 명 중 한 명은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셈이다.

이는 다른 산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은행권만의 특성으로, 과거 상고 출신 인재들이 은행권으로 몰렸던 전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실업계 고교 출신 임원 42명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은행에 재직하면서 사이버대나 방송통신대 등의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순수 고졸 출신 임원도 15명(8.4%, 이하 전체 임원 대비 비중)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임원 42명 가운데 14명(7.9%)은 고등학교 졸업 후 사이버대나 방송통신대 등의 과정을 거쳐 학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42명 중 나머지 13명(7.3%)은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4년제 대학을 나온 임원이었다.

이처럼 은행권 전체 임원 네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실업계 고교 출신에, 10명 중 1명이 순수 ‘고졸’ 출신이라는 사실은 은행권에선 학벌이나 학맥보다는 영업력이 우수하면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강경상고를 나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상고 출신 임원으로 행장 자리에까지 오른 함영주 하나은행장. 사진=KEB하나은행
실제로 최근 채용비리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강경상고를 나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상고 출신 임원으로 행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 KB국민, 서울대 출신 임원 ‘최다’…신한, 위성호 행장 ‘고대’ 출신 임원 강세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임원 출신 대학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전체 임원 20명 중 서울대 법학과 출신의 허인 행장을 포함해 서울대를 졸업한 임원이 4명(2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북대 3명(15%), 고려대 2명(10%) 순이었다.

나머지는 관동대와 부산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청주대, 충북대, 한성대, 홍익대를 나온 임원이 각 1명씩(5%)이었다.

상고 출신 임원은 전체 임원진 20명 가운데 4명(20%)으로, 전체 국민은행 전체 임원진 다섯 명 중 한명이 실업계 고교 출신 임원이었다. 또한 상고를 나온 임원 4명 중 2명(10%)은 사이버대 과정을 이수했고, 나머지 2명(10%)은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하나은행도 전체 임원 27명 중 서울대 출신 임원이 4명(14.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려대 출신 임원과 함영주 현 행장이 졸업한 단국대, 그리고 서강대 출신 임원이 각 2명씩(7.4%)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경북대와 계명대, 동국대, 성균관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청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해양대, 한남대, 홍익대를 졸업한 임원이 각 1명(3.7%)씩이었다.

하나은행 전체 임원 27명중 상고(7명)와 공고(1명) 등 실업계 출신 임원은 총 8명(29.6%)이었고, 고졸 검정고시 과정을 이수한 임원 1명(3.7%)까지 합치면 하나은행 전체 임원진 세 명 중 한 명이 일반계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의 실업계 고고·검정고시 출신 임원 9명(33.3%) 중 2명(7.4%)은 사이버대·방통대 과정을 이수했고, 5명(18.5%)은 4년제 대학에 진학을, 나머지 2명(7.4%)은 순수하게 최종학력이 상고 졸업인 고졸 출신 임원이다.

상고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하나은행 임원 5명(18.5%) 중에는 현 하나은행장인 함영주 행장도 포함된다. 함 행장은 강경상고를 나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또한, 현재 하나은행 기업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인석 전무는 함영주 행장과 같은 강경상고-단국대 회계학과 출신이어서 눈에 띈다. 김 전무는 함 행장과는 출신 고교-대학-학과까지 모두 일치하는 선후배 사이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임원은 철저하게 퍼포먼스(실적)로 결정되는 것으로, 당행의 함영주 행장과 김인석 전무가 유일하게 고교-대학-학과까지 동문인 것은 정말 우연의 일치”라면서 “더군다나 함영주 행장은 하나은행 출신이고, 김인석 전무는 하나은행에 합병된 외환은행 출신으로,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전까진 두 사람 사이에 접점도 없는 만큼, 김 전무가 함 행장과 어떠한 학연이나 동문 커넥션으로 임원이 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은 전체 임원 24명 중 서울대와 손태승 행장이 졸업(성대 법학과)한 성균관대 출신 임원이 각 2명(8.3%)씩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대와 경성대, 경희대, 계명대, 국제대, 단국대, 세종대, 전북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한양대 출신 임원이 각 1명(4.2%)씩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전체 임원 24명 중 상고(11명)와 공고(1명)등 실업계 고교를 나온 임원이 12명(50%)으로, 임원진의 절반을 차지해 조사 대상 11개 은행 중 실업계 고교 출신 임원이 가장 많은 은행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타 은행보다 유독 높은 우리은행의 상고 출신 임원 비율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타 은행보다 역사가 훨씬 더 긴 119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이 깊은 은행인데다 어느 한 은행이 다른 은행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거친 타 은행과 달리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대등한 관계로 합병을 통해 탄생한 은행”이라고 과거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과거 80년대 상고가 요즘의 명문대 상경대 역할을 하던 상고 전성기 당시 상고 출신 졸업생들이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우리은행을 많이 선호했다”며 “1998년에 실시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 역시 대등합병이었던 관계로 두 은행의 상고 출신 졸업생들이 그대로 우리은행으로 이어져 임원급으로 많이 승진해 타 은행보다 상고 출신 임원 비중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실업계 고교 출신 임원 12명 중 6명(25%)은 사이버대와 방통대 과정을 이수했고, 5명(20.8%)은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임원은 외환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영배 부행장 1명(4.2%)뿐이었다.

신한은행은 전체 임원진 22명 가운데 위성호 행장(고대 경제학과 졸업)이 나온 고려대 출신 임원과 서울대 출신 임원이 각 4명(18.2%)씩으로 가장 많았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 가운데 앉은이)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과 지난 6월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경희대를 졸업한 임원이 3명(13.6%)이었고 강원대와 광운대, 국제대, 동국대, 연세대, 한양대를 나온 임원이 각 1명(4.5%)씩이었다.

상고 출신 임원은 총 4명(18.1%)에 방통대가 최종 학력인 임원이 1명(4.5%)이었다.

◇ 외국계 SC제일·씨티은행, 상고 출신 임원 ‘전무’…‘여풍’ 강세, 외국인·명문대 비중 높아

현재 우리나라에는 외국계 은행에서 대한민국 법인으로 설립해 영업 중인 은행이 2곳 있다. 이들 은행은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으로, 이 은행들의 임원진이 타 시중은행과 가장 다른 점은 외국인 임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외국인 임원들이 졸업한 해외대학 출신 임원 비중도 자연스럽게 높았다. 이 은행들의 한국인 임원 역시 타 은행에 비해 상위권 명문대를 졸업한 임원 비중이 국내 은행들보다 높아, 특정대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이들 외국계 은행이 일반 국내 은행들과 가장 상반되는 점은 임원진 중 상고 등 실업계 고교 출신 임원이 아예 전무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씨티은행은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거의 절반에 육박해 타 은행과 가장 구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전체 임원 8명중 해외대학을 나온 임원이 3명(37.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를 졸업한 임원이 2명(25%), 경희대와 국민대, 홍익대 출신 임원이 각 1명씩(12.5%)였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임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원 8명 가운데 외국인 임원은 2명(25.0%)이었고, 여성 임원은 커머셜 기업금융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현주 부행장보 1명(12.5%)이었다.

씨티은행은 전체 임원진 12명 중 서울대 출신 임원이 절반에 가까운 5명(41.6%)으로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 임원이 비교적 많다는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도 이들 대학 출신 임원 비중이 20% 정도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이어 이화여대 출신 임원이 4명(33.3%)으로 전체 임원진 중 3분의 1을 차지해, 서울대와 이대를 합친 특정 학교 편중 비중(75.0%)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 전체 임원 12명중 서울대와 이대를 나온 9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외국대학과 연세대, 홍익대 출신 임원이 각 1명(8.3%)씩에 그쳤다. 또한, 씨티은행도 SC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실업계 고교를 나온 임원은 없었다. 외국인 임원은 1명(8.3%)였다.

같은 외국계 은행이면서도 씨티은행이 SC제일은행과 가장 다른 점은 여성 임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은 전체 임원 8명중 여성 임원이 1명이었지만, 씨티은행은 전체 임원 12명 가운데 여성 임원이 절반에 육박하는 5명(41.6%)이나 됐다. 특히 씨티은행 여성 임원 5명중 4명이 이화여대 출신으로 ‘이대 나온 여자’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서울 중구 다동 소재 씨티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대 출신 임원들이 유독 많은 것은 아무래도 당행이 타 은행보다 여성 임원 비중이 높다보니 수치상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타 은행 대비 유독 높은 서울대 출신 비중(40% 이상)에 대해 “현재는 서울대 출신 비중이 높지만 과거부터 역사적으로 볼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면서 “당행의 임원은 철저히 능력 위주의 인사로 이뤄지는데 현재 서울대 출신 임원들이 많은 것은 이 분들이 아마 좋은 실적을 내서 그 자리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11개 시중은행 전체 임원진 178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1명(6.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앞서 언급한 SC제일은행(1명)과 씨티은행(5명)을 제외하면 각 은행에 많아야 최대 1명 정도 여성 임원이 존재하며, 여성 임원이 아예 없는 은행도 다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4대 시중은행에선 국민은행 1명(박정림 WM그룹장 부행장, 서울대 경영학과), 하나은행 1명(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장 전무, 성동글로벌경영고-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우리은행에 1명(정종숙 WM그룹장 상무, 충주여상-방송통신대 경영학과)씩 여성 임원이 있었다. 신한은행은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지방은행에선 부산은행 1명(권미희 준법감시인 부행장보,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광주은행에 1명(정순자 여신지원본부장 부행장보, 조선대 경영학과)씩 여성 임원이 있었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 제주은행엔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11개 전체 은행 중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국민, 하나, 우리, SC제일, 씨티, 부산, 광주은행 등 7곳이고 신한, 대구, 전북, 제주은행 등 4개 은행에는 여성 임원이 아예 없었다.

◇ 지방은행 임원진, 지역대학 출신 많아…대구은행, 영남대 강세·호남권, 지거국 비중 높아

한편, 지방은행 임원진은 해당 지역 대학을 졸업한 임원들이 많았다. 또한, 경상도 지방은행들의 경우 해당 지역 대학 중에서도 지역거점 국립대학보다 해당 지역 유명 사립대 출신 임원들이 많은 특성도 보였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부산대 출신 임원보다 동아대와 경성대 출신 임원들이 더 많았고, 대구은행은 영남대 파벌이 막강해 숫적으로도 경북대 졸업 임원을 압도했다.

다만,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제주은행은 해당 지역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와 전북대, 제주대 출신 임원들이 가장 많았다.

각 은행별로 살펴보면 부산은행은 전체 임원 19명 가운데 동아대를 졸업한 임원이 4명(2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성대 출신 임원이 3명(15.8%)이었고 동의대와 부산대가 각 2명(10.5%), 경남대와 경북대, 서울대, 울산대는 각 1명(5.3%)씩이었다.

부산은행 임원진 19명중 상고 출신 임원은 총 5명(26.3%)으로 이 가운데 2명(10.5%)은 방송통신대를, 1명(5.3%)은 4년제 대학에 진학했고, 순수 고졸 출신 임원은 이기봉 마케팅그룹장 부행장보(부산상고)와 강상길 리스크관리본부장 상무(부산상고) 등 2명(10.5%)이었다.

대구은행 임원진은 총 16명으로 이중 영남대 출신 임원이 6명(37.5%)으로 최다 출신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계명대 출신 임원이 4명(25.0%)이었고, 경북대와 경북산업대, 동아대를 졸업한 임원이 각 1명(6.3%)씩이었다.

특히 대구은행 임원진은 영남대 파벌로 이뤄져 있었다. 대구은행 전체 임원진에서 영남대 출신 임원은 열명 중 네명 꼴로 타 은행에 비하면 비교적 특정 대학 편중 현상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 4월 30일 구속된 박인규 전 행장이 영남대 무역학과를 나왔고, 현재 대구은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박명흠 부행장도 박인규 전 행장과 같은 영남대 무역학과를 나온 대학-학과 선후배 사이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왼쪽)과 박명흠 대구은행장 대행보. 박인규 전 행장과 박명흠 행장 대행은 영남대 무역학과 대학-학과 선후배 동문 사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방은행 특성상 대구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당행에 많이 입학한다”며 “영남대가 대구지역에서 유명 사립대이다보니 우수한 졸업생들이 당행에 많이 입행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구속 수감 중인 박인규 전 행장과 현재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박명흠 부행장이 영남대 무역학과를 나온 대학-학과 동문인 것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영남대는 대구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이다보니 졸업생들도 많고 그만큼 당행에 입행하는 비중도 타 대학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졸업생 숫자가 많다보면 임원까지 올라간 우수한 사람들은 같은 대학에 학과까지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당행은 박인규 전 행장의 구속 이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 중으로, 시일이 지나면 현재와는 좀 더 다른 인적 구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은행 임원 16명중 상고를 졸업한 임원은 총 3명(18.8%)로 이들은 전원 대구상고를 나왔다. 또한 이들은 3명 모두 대구상고 졸업 후 은행을 다니면서 방송통신대나 사이버대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순수 고졸 출신 임원이었다.

광주은행 임원은 총 12명으로 이중 전남대 출신 임원이 4명(33.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조선대를 졸업한 임원이 3명(25.0%)으로 뒤를 이었고, 경희대와 고려대, 광주대, 전북대, 해외대학을 졸업한 임원이 각 1명(8.3%)씩 있었다.

또 광주은행은 조사 대상 은행 11곳 중 외국계 은행인 SC제일과 씨티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은행 가운데서 유일하게 상고 출신 임원이 없는 은행이었다.

전북은행 임원진은 총 11명으로 이중 전북대 출신 임원이 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희대와 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원광대, 전주대, 해외대학을 졸업한 임원이 각 1명(9.1%)씩이다.

상고와 공고 등 실업계고교 출신 전북은행 임원은 11명중 3명(27.3%)으로 이 가운데 전북대를 졸업한 임원이 1명(9.1%), 방통대 과정을 이수한 임원이 1명(9.1%)이고, 순수 고졸 출신 임원은 금산상고를 나와 현재 전북은행 영업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원 부행장보 1명(9.1%)이었다.

◇ 서현주 제주은행장, 은행권 유일한 순수 ‘고졸’ 출신 행장으로 이름 올려

제주은행 임원진은 모두 7명으로 제주대 출신 임원이 3명(42.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단국대를 졸업한 임원이 1명(14.3%)이었고, 나머지 3명(42.9%)은 모두 실업계고교 출신 임원이다.

실업계고를 나온 제주은행 임원 3명중 2명(28.6%)은 방통대나 사이버대, 또는 일반 정규 대학에도 진학하지 않은 순수 고졸 출신 임원이고, 나머지 1명(14.3%)은 방통대 과정을 이수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 제주은행장을 맡고 있는 서현주 행장은 부산상고 졸업 후 사이버대나 방통대에도 입학하지 않은 순수 고졸 출신 행장이다.

조사 대상 11개 은행 행장 중 현재 유일한 순수 고졸 출신 은행장인 서현주 제주은행장. 사진=제주은행 제공
부산상고 졸업 후 지난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권 커리어를 시작한 서현주 행장은 2012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과정은 학사나 석사 등 정규 학위가 나오지 않는 비학위과정이다.

서 행장은 2016년 신한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후 지난 3월 신임 제주은행장으로 선임됐다.

11개 은행의 은행장 중 상고 출신 임원은 서현주 제주은행장 외에도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1명 더 있지만, 함 행장은 강경상고 졸업 후 단국대 회계학과에 진학한 만큼, 최종 학력은 대졸이다.

따라서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현재 은행권 행장 가운데 실질적으로 유일한 고졸 출신 은행장인 셈이다.

서현주 제주은행장 외 나머지 두 명의 실업계고 출신 제주은행 임원 중 오광석 부행장이 한림공고를 나와 방송통신대 행정학 과정을 이수했다.

ICT지원부 신탁업무실장을 맡고 있는 지철수 제주은행 상무는 덕수상고 졸업 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17년까지 일산역지점장을 역임하다 올해 제주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 상무는 서현주 제주은행장과 마찬가지로 상고 졸업 후 방통대나 정규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순수 고졸 출신 임원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