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 경협주, 북미정상회담 후 평균 27.11% 하락
개인들, 경협주 사려고 빚까지 내…"신중히 투자해야"
"경협주 비핵화 속도에 달려…진행 단계별 구분해야"
  •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이 있었던 지난달 12일, 이날 경협주로 분류되는 업종들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그 후 2주일(거래일 기준)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주가가 변곡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경협테마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업종인 코스피 건설업과 비금속광물 업종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첫 거래일인 14일 각각 5.60%, 5.44%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건설, 비금속 업종도 각각 3.41%, 3.90% 떨어졌다.

북미회담이라는 최대의 잔치를 치렀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이제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날개 꺾인 경협주…북미정상회담 후 주가 평균 27.11% 하락

  • 20개 남북경협주 북미정상회담 이후 주가하락률 현황. (단위=원)
올해 들어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경협주들은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연초 1,352.56으로 시작한 코스피 비금속광물 지수는 북미정상회담 전일인 지난달 11일 1971.08까지 상승했다. 지난 5월 28일에는 2111.46까지 치솟으며 최고치를 찍었다.

대표적인 경협 수혜업종으로 기대감을 모으는 건설업종도 마찬가지였다. 연초 105.07이었던 건설업지수는 지난달 11일 143.98%까지 올랐다. 실제로 이 기간 건설업 대장주인 현대건설은 주가가 94.61% 상승했다.

하지만 한반도 관계에 있어 최대 이슈인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되자 주가는 오히려 급감했다.

남북경협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20개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북미정상회담 개최일 부터 현재(지난 2일 기준)까지 주가는 평균 27.11% 감소했다.

20개 종목은 부산산업, 현대엘리베이, 현대시멘트, 현대건설, 하이스틸, 쌍용양회, 현대로템, 남광토건, 자화전자, 푸른기술, 성신양회, 제룡전기, 아난티, 이화공영, 대아티아이, 대호에이엘, 현대상선, 고려시멘트, 동양철관, 대한전선 등이다.

종목별로 보면 동양철관은 이 기간 동안 41.44% 하락했다. 동양철관은 경협에 있어 가스관 견련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종목이다. 그다음으로는 하이스틸이 40%의 주가하락률을 보였다.

제룡전기(-35.40%), 푸른기술(-33.51%), 아난티(-32.44%), 이화공영(-31.44%), 현대엘리베이(-31.21%), 현대로템(-30.10%), 대호에이엘(-28.88%), 부산산업(-28.81%), 성신양회(-27.92%), 현대시멘트(-26.05%), 대아티아이(-23.75%), 대한전선(-22.81%), 현대건설(-22.41%), 남광토건(-20.45%) 등도 이 기간 동안 2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주가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쌍용양회(-11.73%), 현대상선(-15.40%), 고려시멘트(-18.56%), 자화전자(-19.93%) 등도 모두 10%를 웃돌았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으로 봤을 때는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듯 하지만, 2000년과 2007년과 비교했을 때 유난히도 가팔랐던 주가 상승을 설명해 줄 경제협력 부분에서의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 조정은 예견된 수순?…실적보단 기대감

  • 63개 남북경협주 평균 시가총액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경협주들이 실적보다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큰 이벤트가 끝났기 때문에 당분간 더 이상의 커다란 이벤트가 없다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연초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남북경협테마주(코스피 29종목, 코스닥 34종목)를 분석한 결과 남북경협 테마주의 평균 영업이익은 98억원(2017년 결산기준)으로 시장전체의 14.4%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북경협주 특성상 주가가 실적보다는 기대심리에 따라 상승추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이 단기적으로는 경협주들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직적인 수혜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기대감 악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지난 3월부터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프라 투자 관련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 시점에서 실제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독일 통일 시기에는 내수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내수주가 상승했으나, 베를린장벽 붕괴 직후 이들 업종이 2개월 가량 조정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2000년, 2007년과 비교했을 때 남북 정상회담 전후 경협주들의 주가 흐름이 바닥에 근접해가고 있다”며 “주가 흐름을 살피기 위해서는 당시의 경제 상황, 주식시장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한다. 하지만 이번 과정에서 주가 상단 부근에도 설명력을 보여준 점과 정상회담 전후의 주가 흐름에 있어서 과거와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도 주가가 조만간 바닥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협주 사려고 빚까지 낸 개인들...피해 우려도

  •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거래소의 경협주 분석결과를 보면 남북경협 테마주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89%로 시장전체 78.8%보다 10.2%p 가량 높았다. 특히 5월에는 90.9% 상승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는 10.4%로 시장전체 20.1%보다 매우 낮았다.

개인투자자들만이 줄곧 순매수한 것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빚까지 내 경협주를 산 개인투자자들도 있어 그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3일 기준 11조5723억원으로 연초대비(9조8935억원) 16.96%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북미회담 전일인 지난달 11일에는 12조623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남북경협주에 투자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인환 연구원은 “경협주 상승의 배경은 개인투자자, 그리고 개인 자금의 원동력은 ‘신용융자’였다”며 “특히 경협주가 상승하기 시작한 3월 중순부터는 건설, 기계 등 산업재 섹터가 신용융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진짜와 가짜를 가릴 시기”…경협주, 신중히 고를 때

  •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실질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지 신중하고 판단하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남북경협 관련주는 남북관계 또는 북미관계의 진전 상황, 남북경협의 범위 및 진행과정 등을 고려해 해당 기업들이 실질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협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투자하기 보다는 향후 남북경협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기업인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투자 전략도 장단기로 구분해야한다는 조언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남북경협주는 비핵화의 속도와 단계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 것이다. 진행 단계별 장단기로 구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중기(2018년말~2019년)에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관련주, 철도·도로 관련주들이, 중장기(2019년~2020년)에는 인프라, 가스, 철도, 물류, 항만, 기계, 관광 관련주들이, 장기(2020년 이후)에는 제조업, IT·반도체, 음식료, 소비재 등 IT 등 내수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주가 하락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하인환 연구원은 “정상회담 전후 경협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주요 수급 주체는 ‘개인’이었다. 주가 상승에도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일관했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둔화되고 개인들의 매수세도 둔화되고 있다. 이는 경협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실망이 반영되고 안정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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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7/05 03:00:27 수정시간 : 2018/07/05 03: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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