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신격호 각각 삼성·롯데 총수 자리서 물러나…이해진은 네이버 총수직 그대로 유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열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공정위가 30년 만에 삼성그룹의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롯데그룹 역시 신격호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총수가 변경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여전히 삼성의 최다출자자 위치에 있지만 지난 2014년 5월 입원 후 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건희 회장이 현재 삼성에 직·간접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삼성물산·삼성생명 등 타 삼성 계열사를 통해 간접 지배하는 등 지배 구조상 최상위 회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부회장 직책에서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삼성의 계열회사 임원변동, 인수·합병 등 소유지배 구조상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공정위는 이러한 결정이 모두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 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삼성 총수를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고 판단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공정위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이 확정된 후 그룹 내에서 지주회사 전환, 임원변동 등 소유지배 구조상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고 이는 신동빈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롯데지주의 개인 최다출자자이자 대표이사로, 지주체제 밖 계열회사 지배 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호텔롯데의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롯데그룹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신 회장이 있다고 보고 총수를 신격회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했다.

한편, 공정위는 네이버 총수에 이해진 네이버 GIO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해진 GIO는 최근 지분 0.6%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네이버의 개인 최다출자자이고, 기타 지분분포에도 중대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네이버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이해진 GI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당시 임명된 인물로 구성돼 있고, 후임 사내 이사도 네이버 초창기부터 이해진 GIO와 함께 한 인물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이해진 GIO가 이사직 등을 사임했지만, 여전히 회사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 GIO가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의 회장직을 여전히 맡고 있고, 라인은 네이버 전체 기업집단 자산총액의 40.1%, 매출액의 37.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공정위가 네이버 총수로 이 GIO를 꼽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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