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 적체 해소될 듯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작업자가 '렉스턴 스포츠' 차체에 도어를 결합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제공

[평택(경기)=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쌍용차가 이달 초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 생산 체계를 변경해 야간근무를 없앴다. 인력 충원과 전환 배치도 병행,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은 줄고 만족도도 높아졌으며, 탄력적인 생산 체계가 구축되면서 제조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지난 25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았다.

1985년 입사해 34년째 현장을 누비고 있는 차체2팀 조병호 기술수석은 수년간 잔업, 특근, 야간근무의 고충을 털어놓는 한편, 주간 연속 2교대가 도입된 뒤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기존에는 잔업과 특근이 많아 가족들 얼굴 볼 시간도 없었다”면서 “야간근무로 밤낮이 바뀌는 탓에 잠도 제대로 못 자 건강까지 우려되던 상황이었는데, 주간 연속 2교대가 시행된 뒤 여가가 늘어 삶의 만족이 높아졌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한 층 더 가정에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본부장인 송승기 상무가 '렉스턴 스포츠' 생산라인 취재를 위해 평택공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차는 이달 2일부터 조립1라인(티볼리·코란도C 생산)과 렉스턴스포츠와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조립3라인에 야간 근무를 없애고 주간 연속 2교대를 전격 시행했다. 전반조인 1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근무한다. 후반조인 2조는 오후 3시40분부터 밤12시30분까지 일하고, 잔업 1시간이 더해졌다.

주간 2교대 도입을 위해 올해 직원 26명도 새로 뽑았다. 또 조립라인의 인력을 재배치했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2만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올린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조립 3라인엔 50여명을 투입했다. 단 생산물량이 부족한 조립2라인(코란도 투리스모·티볼리 일부)는 기존처럼 주간 1교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생산본부장인 송승기 상무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에 적극 부응하는 동시에 직원들의 삶의 질과 생산성을 높여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다”면서 “이를 위해 2016년 10월부터 근무형태 변경을 위한 노사 협의에 이어 40차례의 실무협의와 6차 노사 대표자 협의를 통해 지난 1월 말 시행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 1분기 313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특히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었고, 원화 강세의 여파로 적자 폭은 늘었다. 하지만 주간 연속 2교대를 통해 생산라인 전체적으로 7.6%의 생산성이 향상, 제조 경쟁력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송 상무는 “렉스턴 스포츠는 출시 이후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고객이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면서 “주간연속 2교대 근무로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물량 증대 효과가 발생, 렉스턴 스포츠 적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작업자가 '렉스턴 스포츠' 언더보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제공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송 상무의 말처럼 렉스턴 스포츠가 만들어지고 있는 조립3라인엔 활기가 넘쳤다.

김춘식 조립3라인 팀장은 “주간 연속 2교대가 시행된 뒤 비 가동시간 조정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 하루 평균 270대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전보다 40대 정도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 사상 최단기간 내 1만대 계약을 달성했다. 지난달엔 3000대 이상 판매, 2004년 '무쏘 스포츠'(3180대) 이후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내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8264대가 출고됐다.

조 수석은 “렉스턴 스포츠의 시장반응이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 “주간 연속 2교대를 통해 적체 물량을 해소, 2분기엔 적자를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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