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밀도 30% 늘린 리튬금속이온전지 개발한 KIST 연구팀 인터뷰

리튬금속이온전지 시제품을 선보인 KIST 연구팀. 왼쪽부터 김민섭 연구원, 조원일 책임연구원, 김문석 전문연구원. 사진=안희민 기자
[대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리튬금속이온전지로 드론의 활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조원일 KIST 책임연구원은 무려 2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리튬금속이온전지를 활용해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는 시간을 큰 폭으로 늘렸다고 소개했다. 일반용 드론의 경우 보통 10분 내외 길어야 30여분 정도 하늘에 떠있다. 프로펠러 달린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지의 에너지밀도와 수명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조원일 책임연구원과 김문석 전문연구원이 참여하는 KIST 연구팀은 리튬을 코팅에 음극재 표면에 증작시키고 카보네이트 전해질로 리튬을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해 리튬금속이온전지를 개발, 시제품을 24일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 4차 통합기술워크숍에서 선보였다.

조 책임연구원은 리튬금속이온전지 개발하며 마치 리튬이온전지 개발 초창기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 리튬이온전지가 처음 개발될때 음극재를 리튬을 썼다. 불이 잘 붙는 리튬의 특성 때문에 음극재를 리튬금속 대신 흑연을 썼다.

KIST 연구팀은 리튬을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해 초창기 리튬이온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리튬금속이온전지를 개발하는 개가를 거뒀다.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재를 흑연계열을 사용한다. 흑연의 나노 크기의 미세한 공극에 리튬이 들어갔다가 방전 시 양극으로 이동한다. 리튬금속이온전지는 음극에 2차원적으로 리튬이 달라붙는 방식이다. 이를 개발한 김문석 전문연구원은 ‘찰흙이 표면에 달라붙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재라는 벽돌에 리튬이라는 찰흙을 던져 벽돌 구멍 속에 찰흙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리튬금속이온전지는 음극재에 리튬이 들어가지 않고 표면에 달라붙기만 하는데 이 경우 확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튬이 부드럽게 증착(smoothly deposition)된다는 것이 2차원적으로 두께만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팅을 만들어 리튬표면에 전사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 전문위원에 따르면 이 기술 개발에만 2년 넘게 걸렸다. 스프레이 방식 등 기존 기술이 진부했기 때문에 리튬을 코팅시키는 기술을 새로 개발해야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금속이온전지가 리튬이온전지 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은 이유는 △코팅한 리튬금속을 활용해 음극재를 만들고 △카보네이트계열 전해질을 이용해 리튬금속을 제어했기 때문이다.

조 책임연구원은 “근본 원인을 찾다가 전해질에 착안했다”며 “카보네이트계 전해질을 통해 리튬금속이온전지를 개선해 인공 SEI층과 궁합이 맞는 것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인공 SEI는 artificial solid electrolyte interphase의 약자로 줄여서 artificial SEI, ASEI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노력은 2년간 리튬금속이온전지 특허만 20개를 출원등록했다. 여기엔 해외특허도 5건이 포함됐다고 조 책임연구원은 전했다. 지금도 리튬금속이온전지 특허 출원은 계속되고 있다.

KIST 연구팀의 리튬금속이온전지 시제품 전시는 전지업계에 두 가지 큰 의미를 던진다. 하나는 이를 기반으로 리튬황전지나 리튬공기전지 등 또다른 리튬메탈전지 연구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됐으며 다른 하나는 리튬금속이온전지 상용품을 조기에 출시할 수 있게됐다는 점이다.

KIST 연구팀의 김민섭 연구원은 “전해질을 통해 금속을 제어할 수 있다는 리튬금속이온전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리튬황전지와 리튬공기전지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금속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오늘 4차 통합기술워크숍에 참석한 덴마크 대사관 관계자가 해상풍력 유지보수에 드론을 사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며 “군사목적이 아니라 문화관광, 레져용 드론에 상용화된 리튬금속이온전지가 적용되는 시점은 5년 안쪽보다 훨씬 앞선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금속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30% 개선된만큼 드론의 체공시간이 길어져 드론을 활용한 사업모델이 다양해지고 드론 산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KIST 연구팀이 제작한 리튬금속이온전지는 올해 말 실제로 무인이동체사업단이 제작한 드론에 장착될 예정이다. 리튬금속이온전지가 이끄는 차세대 전지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23~25일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 4차 통합기술워크숍에서 전시된 무인이동체. 리튬금속이온전지는 무인이동체의 활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전망이다. 사진=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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