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서 10대 저축은행 CEO와 간담회

'피감 기관 지원 통한 외유' 논란 질문엔 응답안해

16일 오후 서울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 간담회’가 열리는 13층 회의실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일부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 행태를 계속해 서민과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고금리 대출이 과도한 저축은행은 대출 영업을 일정 부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상위 10대 저축은행 대표들과 ‘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갖고 위와 같이 말했다.

김기식 원장은 “저축은행은 예금을 받는 수신기관으로서 법적 예금보장제도를 바탕으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면서도 조달비용과 무관하게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높은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며 “특히, 대부업체와 비교해 볼 때 조달금리가 2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도 대출금리를 동일하게 적용해 대부업체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오후 서울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김 원장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기에 국민들이 조성한 공적자금을 27조원이나 투입해 저축은행 산업을 살렸는데 국민을 상대로 고금리대출 영업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며 “저축은행의 금리 산정체계가 전반적으로 미흡해 차주의 신용등급과 상환능력에 대한 고려없이 금리를 부과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20% 이상의 고금리를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영업행태도 지속되고 있고, 재무적 곤경에 처한 채무조정 진행자에게 조차 무분별하게 고금리 대출을 취급함으로써 이들의 경제적 재활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며 “지역서민금융회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일부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 행태를 지속함에 따라 서민과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사진 오른쪽)이 모두발언을 마치고 옆에 앉은 윤창의 금감원 부원장보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그는 또 “이는 결국, 저축은행의 평판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취약차주의 부실화를 초래해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며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금리대출을 많이 취급하거나 금리산정체계가 미흡한 저축은행을 언론 등에 주기적으로 공개해 금융소비자가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 참고하도록 하는 등 시장을 통한 자율 시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대율 규제를 도입해 고금리대출이 과도하거나 기업대출이 부진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대출 영업을 일정 부분 제한할 계획”이라며 “특히, 고금리대출에 대해서는 높은 리스크 수준에 상응하는 손실 흡수능력을 갖추도록 감독을 강화하고, 대출금리가 차주의 신용등급을 적정하게 반영해 산출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된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가계신용대출에 대해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는 관행은 지역서민금융회사를 표방하는 저축은행의 존재이유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앞으로 금융감독원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고금리 부과 관행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서울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 간담회’을 마친 김기식 금감원장이 회의장을 떠나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향후 거취 문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의 응답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한편, 김기식 금감원장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 기관 지원을 통한 외유 논란 등 최근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과 사임 등 향후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의 응답도 하지 않은 채 간담회가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건물을 급하게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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