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그룹 지배구조 정점으로…순환출자 고리 완전 끊었다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글로비스 팔아 모비스 지분 매입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의 지배구조 개편의 마감기한을 이달 말로 정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체제 전환에 나섰다. 지주회사 설립이 아닌 그룹사와 대주주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8일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을 한 뒤 합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하기로 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 이사회는 모비스에서 인적분할로 분리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 합병하기로 했다.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로 결정됐다.

이번 출자구조 재편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 차원의 그룹사와 대주주 간 지분 매입ㆍ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 등으로 이뤄진다.

모비스는 현대차그룹 4개 순환출자고리 상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11월30일 기준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현대차, 기아차-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 4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당 그룹사의 본원적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동시에 대주주가 출자구조 재편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ㆍ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이 개편안의 핵심”이라며 “개편 시점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쳐, 모비스 주식이 변경상장되고 합병 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 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아차, 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0.7%, 5.7%씩 갖고 있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에 합병된 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 현대차는 지분거래 이후 그룹의 지배구조가 대주주, 모비스, 완성차, 개별 사업군 등으로 단순화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공정위는 이날 "현대차 기업집단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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