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전자·KT 등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하고 사외이사 구성 다양화 시도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앞에 내걸린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인 일명, '슈퍼 주총데이'가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이 올해 주총의 주요 화두로 오를 전망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날 162개, 23일에는 549개 상장사가 주총을 연다.

22일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카드, 삼성바이오로직스, 교보증권, SKC, NH투자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글로벌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CPO(최고생산성책임자)를 지낸 필립 코쉐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온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사장과 이영호 신임 건설부문장(사장)은 이사로 재선임 될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의결권자문사들이 연이어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코쉐 사외이사 후보자가 최치훈 사내이사 후보와 과거 GE에서 재직한 기간이 겹친다는 사유로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최치훈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 측은 "최 후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대표이사로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 위험에도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을 총괄한 당사자"라고 비판했다.

23일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KT, 우리은행,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코오롱, 한진, KCC, 대한항공, LG, 효성, 롯데지주, GS건설, 에쓰오일, 오뚜기 등이 주총을 연다.

이중 삼성전자도 이사회 구조 개편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온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오던 이상훈 사장이 사내이사로 추가돼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분리된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3일 주총에서는 KT의 주총도 이목을 끈다. 정치권의 외풍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 주총에 안건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KT는 회장 최종후보의 선정 주체를 종전의 CEO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변경하고, 심사 기준에 후보의 기업 경영 경험을 명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KT 새노조 등은 이에 대해 졸속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KT 이사회는 참여정부 출신인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이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퇴진 압박을 받는 황창규 KT 회장이 이들을 바람막이로 활용하려 한다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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