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화장품들의 제조사 화성코스메틱, 식약처 우수 품질관리 인증 받아

화성코스메틱은 위 식약처 GMP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의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화장품들의 제조사(화성코스메틱)가 식약처의 우수 품질관리 인증을 받은 곳으로 확인되면서 식약처 검증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금속 일종인 '안티몬' 허용기준을 초과한 화장품 목록을 공개했다. 아리따움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과 에뛰드하우스, CJ올리브네트웍스, 스킨푸드, 메이크힐 등 8개 업체, 총 13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단 및 자진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식약처가 회수 명령을 내린 제품은 유통처는 다르지만 제조사가 같다. 모두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업체인 화성코스메틱이 제조해 8개 업체로 납품한 제품이다. 화성코스메틱은 지난해 2월 식약처 우수제조관리기준(CGMP)을 획득한 기업이다.

현재 국내 화장품업계는 GMP에 코스메틱(Cosmetics)을 붙여 화장품 제조시설의 GMP 인증을 'CGMP'로 명명하고 있다.CGMP는 우수한 화장품 제조를 장려하기 위해 식약처가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에 따라 고시한 화장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준이다.

CGMP 인증은 원료와 자재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출고에 이르는 전 생산과정의 품질관리를 비롯, 직원들의 업무 수행, 적절한 설비·설계 등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만 부여한다.

문제는 해당 인증을 받은 사업장에서 중금속의 일종인 안티몬이 초과 검출, 식약처의 인증체계와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실제 CGMP 인증이 도입된 2011년에는 해당 인증을 거친 기업이 5개에 불과했지만, 2012년 21개, 2013년 38개, 2014년 57개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141개까지 급증했다. 이에 업계에선 이러한 인증체계와 관련된 정부부처의 심도있는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CGMP 인증은 제조자 개발생산(ODM) 업체를 선정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기준으로, 이 인증을 받은 제조업체에서 중금속 함유 제품이 검출돼 해당 유통업체들에겐 당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도 꼭 필요한 제도가 검증과 관리가 느슨해져 신뢰도가 떨어진다면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중금속 안티몬은 보통 은색을 띠는 하얀색의 부서지기 쉬운 결정 형태를 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납과 비소처럼 화장품으로 사용하던 물질이지만 독성이 확인된 이후로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안티몬에 중독되면 주로 피부염과 비염 증세가 나타나며 눈 자극과 두통, 가슴통증, 목통증, 호흡곤란, 구토, 설사, 체중감소, 후각장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안전보건공단에 의하면 삼산화안티몬 농도 4.2㎎/㎥와 3.2㎎/㎥에 하루 6시간씩 매주 5일, 1년 동안 노출된 실험용 쥐에게서 폐암이 발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규봉 단국대학교 약학과 교수 겸 인체위해평가연구소장은 "황화안티몬은 5000년 이상 화장품 색소로 사용된 물질로 고대 이집트, 중동 등지에서 ‘Kohl(여성들이 화장용으로 눈가에 바르는 검은 가루)’이라는 검은 페이스트 형태의 화장품으로 아이라이너 또는 마스카라에 최대 0.1% 까지 함유될 수 있던 물질이지만 최근 들어 배합 금지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안티몬은 장기적으로 과량에 노출되면 여러 독성 반응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독일 및 캐나다에서는 각각 10ppm과 5ppm으로 검출 한도를 정하고 있다"며 "최대 10ppm 안티몬이 오염된 10g짜리 화장품을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안티몬 총량은 100ug로, 이를 30일안에 모두 사용한다고 해도 하루 평균 3.3ug에 불과해 WHO 음용수의 일일 섭취 허용치(36ug)보다 작지만 화장품 사용량이 증가할 경우 해당 물질에 대한 위해성 평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김 교수 등 전문가들은 안티몬에 오염된 화장품 사용으로 현재까진 심각한 피해가 없다고 안심하긴 이르며, 향후 사용량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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