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토스와 손잡고 4조원 투자, 미국산 LNG보다 비싸

문 닫자니 4조원 날리고 개발하자니 비싼 비용 부담 고민

가스공사가 산토스와 합작개발한 호주 가스전 GLNG가 해외 부실자원개발의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산토스 홈페이지에 있는 GLNG 이미지 사진과 설명. 사진=산토스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투자한 호주의 GLNG가 해외 부실자원 개발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투자금액이 4조원대에 달하는데다 계속 개발한다고 해도 비싼 채굴 비용을 감내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20일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글래드스톤 액화천연가스사업(GLNG)’, ‘브리즈번’이라고 불리는 호주 동부의 비전통가스전이 부실을 이유로 청산이 논의되고 있다. 브리즈번은 GLNG가 위치한 지역 이름으로 가스공사 관계자들 간 통용되는 사업명이다.

가스공사가 GLNG에 투입한 금액은 4조3636억원(4조원)으로, 이는 1조원 규모인 캐나다 혼리버와 웨스트컷 뱅크 투자 금액의 4배를 넘는 규모다.

GLNG는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열린 해외자원개발 TF에서 가스공사가 부실정리 대상이라고 밝힌 웨스트컷뱅크, 아카스 등 3개 가스전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호주의 GLNG가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부실자원 개발 소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호주 가스전은 중동을 대신할 대안을 미국과 호주에서 찾는 과정에서 모색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연간 350만톤이 수입될 계획이었다. 한국의 카타르산 LNG 도입규모가 370만톤인 점과 비교하면 꽤 큰 물량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문제는 비싼 계약금액에서 불거진다.

호주 가스전은 동부와 서부로 나눠 개발된다. 서부는 기존 가스전 개발 방식과 같이 비용이 기존 수준이지만 동부는 가스가 석탄층에 위치해 개발 비용이 비싸다. 수직 굴착 후 지층을 따라 수평으로 파쇄해 나간 후 가스를 채취하는 과정이 셰일가스 개발과 유사해 기존 방식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가스공사와 합작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산토스에 드는 비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GLNG를 문닫지 않고 계속 개발하면 LNG 도입 단가가 미국 등 경쟁국 대비 비쌀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통은 “유가가 더 오른다해도 GLNG가 문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스공사는 이와 관련 유가가 70달러선을 유지한다면 손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유가가 70달러선을 유지한다면 작게 나마 이익이 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해외자원개발TF가 호주 GLNG의 향방을 두고 격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결정난 것은 없으나 결론을 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호주 GLNG의 향방이 어떻게 결정되든 감사원 감사까지 받을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많은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 수립된 해외자원개발TF가 호주 GLNG를 어떻게 다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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