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SS 시장 급팽창 힘입어 매출 확대될 듯

지난해 중국 당국의 전기차 보조금 배제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비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차 양산을 위해 삼성SDI와 LG화학, 중국 CATL 등과 200억유로(약 2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천74만대의 자동차를 팔며 2년 연속으로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업체다.

폴크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현재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의 판매량(지난해 10만2천807대)을 압도하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SDI와 포스코가 꾸린 컨소시엄은 최근 칠레의 생산진흥청(CORFO)이 주관하는 리튬 프로젝트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칠레에서 리튬을 원료로 전지의 양극재를 생산할 사업자로 뽑힌 것이다.

중국이 리튬이온 전지의 주요 소재인 리튬 광물 확보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원료 공급원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런 호재들에 힘입어 삼성SDI 주가는 이달 들어 25% 이상 상승했다.

LG화학은 최근 박진수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15%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인데, '말 잔치'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박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늘어날 매출 10조원 가운데 반 정도가 전지 쪽"이라며 "작년 말 기준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가 30개 회사로부터 42조원이고, 올해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수요 확대에 발맞춰 LG화학은 올해 1분기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SDI 역시 헝가리 공장 건설을 마치고 2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배터리 업체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점쳐지는 양대 축은 전기차 시장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다.

그동안 배터리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전동공구 등(소형 배터리)이었다면 이제 그 무게중심이 전기차(중형 배터리)와 ESS(대형 배터리)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빠르게 대체할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경우 내연기관차 시장을 건너뛰고 전기차 시장으로 직행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 원이 되겠다며 국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 규모에서 2020년에는 4배에 가까운 39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ESS 역시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와 함께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은 그 속성상 끊김 없는 발전이 어렵다 보니 발전한 전기를 저장해뒀다 필요할 때 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ESS-한국이 곧 세계다' 보고서에서 "글로벌 리튬이온 전지 ESS 시장의 중심에는 한국이 있다"면서 "공급 면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점유율이 60%를 넘어섰고, 수요 면에서는 한국이 올해 2배 이상 성장하며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한국 시장의 급성장 배경은 2016년 하반기부터 집중된 정부의 신재생 및 ESS 보급 확대 정책 효과에 기인한다"며 "ESS용 배터리는 기술적 기반이 전기차와 동일하지만 판가와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