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대 그룹 2018년 신입사원 공채 규모와 달라진 채용 방식 살펴보니…

롯데 AI 통한 자기소개서 평가 첫 도입…GS "지난해 뽑은 인원도 정확한 집계 안돼"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재계 10대 그룹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다만 일부 기업은 채용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거나 하반기에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LG그룹은 올해 1만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고용 인원 9000여명과 비교하면 약 10% 늘어난 수치다.

반면, LG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 상당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규모로 신입 직원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계에선 국내외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주요 대기업들이 최소한 지난해 수준의 채용 인원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서다.

이와 함께 채용 방식도 일부 달라진 것이 있는 만큼 지원자는 이를 체크해 봐야 한다.

SK그룹은 직무 중심 채용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고,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AI 자기소개서 평가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다.

12일 재계와 각 그룹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날 신입사원 공채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그룹 공채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상·하반기를 합쳐 올해 총 1만명 정도를 뽑는다. 다른 계열사까지 합치면 채용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공채 대상자는 대체로 올해 8월 졸업 예정자나 이미 졸업한 사람들이다.

공채는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계열사별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입사 지원자들은 원하는 계열사를 선택해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

공채는 대체로 직무적합성평가, 직무적성검사,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다음 달 15일 삼성그룹 차원에서 공통으로 실시되는 직무적성검사인 'GSAT'는 올해부터 '상식' 과목이 폐지됐다.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폐지 후에도 보안 유지와 효율성 차원에서 GSAT는 모든 계열사가 한꺼번에 실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일부터 상반기 신입공채·인턴 채용을 시작했다.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채용설명회(H-채용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기업 인적성검사(HMAT)는 다음달 8일에 치른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실시해 온 역사에세이 작성을 폐지하기로 했다. 지원자들이 역사에세이 시험을 위한 별도의 공부를 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대졸신입·채용형 인턴·연구개발 박사 등의 채용을 16일까지 진행한다. 인턴선발자는 7~8월 중 7주 동안 실습한다. 현대카드는 14일까지 기획관리·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분야에서 50명의 인턴을 채용한다.

SK그룹은 오는 23일까지 대졸 공채 입사지원서를 받고 있다. 공채 참여 기업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SKC, SK브로드밴드, SK(주) C&C, SK바이오팜, 워커힐 등 10개사다.

SK그룹은 최근 연간 8000명 내외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으며, 채용 규모는 현재 취합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고 관계사별로 정해지지 않은 곳이 있다”며 “3월말 쯤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류 합격자를 상대로 다음 달 22일 필기시험인 'SKCT'가 실시된다.

SK그룹 채용의 특징은 ‘직무적합성 중심 채용’이다. 지원 직무에 부합하는지 더 세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직군을 크게 5개로 나누고, 해당 직군별로 요구되는 역량을 갖췄는지 검증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직무 중심 채용을 더 강화하는 방침으로 가고 있다”며 “최근 SKC&C에서 AI(인공지능) 플랫폼인 ‘에이브릴’을 활용해서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것을 테스트 차원에서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지난 1일 LG CNS를 시작으로 5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들이 통합 채용포털 사이트인 ‘LG 커리어스’를 통해 채용 공고를 내고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지원자에게 더 많은 입사 기회를 제공하고자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또, LG그룹은 2014년부터 직무와 관련 없는 과도한 스펙 경쟁을 지양하고자 입사지원서상 공인 어학성적 및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애고,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채용 상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면 받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주민등록번호, 사진, 가족관계, 현주소 등 입력란도 없앴다.

아울러 지원자들의 잠재된 역량과 능력을 찾아내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관심이나 직무 관련 경험 및 역량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인적성검사는 다음 달 7일 실시할 예정이며, 서류 전형에서 복수의 회사에 합격하더라도 한 번만 응시하면 된다.

면접은 계열사별, 직무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차 직무면접과 2차 인성면접으로 구성돼 있으며, 6월경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LG 인적성검사는 인성검사인 ‘LG 웨이 핏 테스트(Way Fit Test)‘와 적성검사로 구성돼 있다.

LG Way Fit Test는 LG Way에 맞는 개인별 역량 또는 직업 및 성격 적합도를 확인하는 것이며, 적성검사는 신입사원의 직무수행 기본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평가로 언어이해·언어추리·수리력·도형추리·도식적추리·인문역량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신설된 ‘인문역량’은 한국사와 한자 각 10문제씩 출제된다. 이는 지원자들이 평소 한국사 및 한자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한편, 전공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의 결합을 통해 창의적인 융합을 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차원이다.

LG그룹은 지난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올해 1만명을 신규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계열사별 상·하반기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인원을 뽑기 때문에 전체적인 것은 밝히지만 세부적인 것은 공개를 하지 않는다. 채용 규모는 계열사별로 따로 움직일뿐 아니라 수시채용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지난 3년간 신입사원 채용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20일부터 그룹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4월 말 필기시험, 5월 중순 면접을 거친 후 5월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다만 채용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하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 규모는 인턴을 포함해 상반기 1150명, 하반기 1300명 등 2450명을 채용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난해 수준으로 인원을 뽑을 지 답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이번 채용에 AI 시스템을 통한 자기소개서 평가를 처음 도입한다. AI는 인재상에 맞는 부합도 및 직무적합도, 표절 여부 등 영역을 분석해 적합 인재 여부에 대한 기본자료를 제공한다. 인재채용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서류전형을 간소화하고 채용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롯데그룹은 새 채용 시스템을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범 도입하고, 향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500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전공과 관계없이 융복합 인재를 선발하고 직군별에서 계열별로 모집하고 복수전공자를 우대한다.

GS그룹은 그룹 공채 없이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한다. GS건설과 GS리테일 이달부터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지만 다른 계열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GS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적으로 몇 명을 채용했는지 집계가 안됐다"면서 "계열사별로 채용 인원을 취합해야 하는데 GS건설, GS리테일 등에서 지난해 정확한 공채 인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상반기 약 400명, 하반기 약 600명 등 총 100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서류접수의 경우 계열사별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보통 3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했으며 4월말 종료될 예정이다. 필기와 인·적성검사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면접전형은 각 계열사의 특성에 맞게 4~6월 중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통상 계열사별로 2~3회(실무진, 임원, 대표이사) 실시한다. 최종합격 발표의 경우 계열사별로 6~7월초다. 필기 및 인·적성검사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2014년부터 동일한 날짜에 모든 계열사가 참여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그룹단위의 정기공채를 없애고, 각 계열사가 자체로 채용 모집을 하고 있다. 또 스펙보다는 업무 적합성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뽑기 위해 대기업 최초로 인·적성검사를 폐지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스펙보다는 업무 적합성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뽑기 위해 대기업 최초로 인·적성검사를 폐지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약 600명 가량의 신입사원을 수시채용할 예정이다. 다만 신입과 경력 채용을 모두 합친 숫자인 만큼 실제 대졸 신입사원의 선발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정기 채용은 하반기(9~10월쯤) 대졸 신입사원 채용 한번만 진행하며, 그 외에는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만명 이상 고용을 하고 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엔 스타필드 오픈 등으로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진행해 약 1만5000명의 신규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예년과 같은 대규모 점포의 오픈은 없지만, 1만명이상 채용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대 그룹 중 일부는 연간 채용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계획했던 것보다 채용 인원을 덜 뽑을 경우 일자리 창출을 외면한다는 비판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기업들이 직원들을 어느 정도 신규로 채용하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채용 규모를 밝혔는데 지난해보다 올해 선발 인원수가 적으면 '고용을 줄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채용 규모가 투자 등과 맞물려 정해지고 인원도 플렉서블하다 보니 사전에 몇 명을 뽑는다고 했을 때의 반작용도 고려했을 것 같다”면서 “만약 채용 예정 인원보다 혹시 덜 뽑게 되면 지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셈이 되지 않느냐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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