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시장판도 바뀌지 않을 것…기존 사업전략 그대로 추진"

렌탈업계 "웅진 시장정착 시간 걸릴 것…기존업체 경쟁이 더 중요"

웅진, "렌탈시장 성공 자신…'원조' 타이틀로 시장안착한다"

사진=코웨이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빌려쓰는 ‘렌탈’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 생활가전 제품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렌탈 수요도 급증했다. 최근 생활가전 렌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웅진그룹이 ‘웅진렌탈’이란 이름으로 시장에 재진출, 국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1위는 점유율 50%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코웨이‘다. 보유 고객 계정만 575만명(2017년 말 기준)에 달할 정도. 코웨이는 지난해 사상최대 경영실적인 매출 2조5168억원·영업이익 4727억원을 달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웨이는 약 1만8000명에 이르는 판매 및 서비스 인력을 앞세워 업계 선두를 수성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1위 코웨이에게도 웅진렌탈의 시장진출은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업계에선 웅진이 렌탈의 원조란 마케팅 전략으로 나서면 웅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였던 코웨이와 브랜드 이미지가 겹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웅진코웨이‘라는 브랜드로 코웨이를 기억하는 고객들이 많아 고객유출의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코웨이 관계자는 “웅진렌탈이 진출해도 시장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내 신규 업체의 진입은 정수기 시장의 성장으로 보고 있으며, 고객에게 수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웅진의 렌탈사업 재진출은 큰 위협이 아니며, 기존 사업 전략 역시 수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코웨이의 입장이다.

사진=청호나이스 제공

다른 업계 반응도 다르지 않다.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SK매직 등 시장점유율 2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도 웅진렌탈의 진출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이다. 웅진이 처음 렌탈시장을 개척했을 때 상황과 현재 판도는 많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는 분위기다.

청호나이스 측 관계자는 "방판에서 코웨이에 밀릴 뿐, 기술력으로는 우리가 이미 국내 1위고, 얼음정수기를 처음 개발하는 등 업계 기술을 이끌고 있다"며 "웅진렌탈이 이번에 재진입한다 해도 방판 시스템이나 조직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기존 노하우가 있으니 타 신생업체보다는 수월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평소처럼 기존업체와의 경쟁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SK나 LG 등 대기업들이 렌탈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 경쟁이 심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임직원 모두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렌탈업계 관계자는 “웅진이 생활가전에 대한 경험이 있지만, 이미 고객을 확보하고 관리하고 있는 기존 업체와 경쟁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고객이 웅진이란 브랜드를 친숙하게 받아들인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렌탈 상품을 교체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오히려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웅진렌탈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무장해 공격적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기존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러한 업계 반응에도 웅진그룹은 다시 진출하는 렌탈시장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웅진‘이란 높은 소비자 인지도와 ’렌탈‘의 원조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확실히 인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웅진코웨이에서 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신승철 부사장이 웅진렌탈을 총괄하는 것도 시장 안착에 긍적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앞으로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시대로 변화할 것이고 웅진이 만들어 낸 렌탈 시스템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웅진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렌탈의 고유명사로,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렌탈 서비스의 시작을 알린 윤 회장의 노하우와 웅진코웨이에서 판매 책임을 맡았던 신 부사장의 경험으로 렌탈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웅진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총 8종의 제품을 선보였고, 서울 등 주요도시에 30여개 지국 설립과 100여개 대리점을 모집했다. 지국과 지점 및 대리점 조직은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특히 웅진그룹은 자체 정수기 사업과 함께 코웨이 인수 추진을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웅진은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삼성증권, 법무법인 세종 등)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정수기 시장 점유율과 렌탈시장 점유율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선다.

한편 국내 렌탈시장의 규모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업체간 거센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은 지난해 28조7000억원의 규모로, 2006년 3조원에 불과했던 것보다 10년 만에 9배 이상 성장했다. 오는 2020년이면 40조원의 거대시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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