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이 행복한 일터 만들기' 적극 추진

정시 퇴근·유연근무제 도입…'일·가정 양립' 도와

직원 심리상담 제도 마련…회사생활 어려움 해결

사진=한샘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샘의 올해 경영 목표는 ‘고객 감동과 기업문화 혁신’이다. 특히 지난해 겪은 불미스런 사건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더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좀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실현해 임직원이 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한샘은 근무환경, 복리후생 등 직접적인 제도 개편은 물론, 여성 직원을 위한 각종 제도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한샘 상암사옥 사진=한샘 제공

여성 직원이 가고 싶은 회사…‘엄마가 행복한 일터’

26일 업계에 따르면 가구, 부엌, 인테리어 등을 주력으로 하는 한샘은 기업 특성상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다. 한샘이 내건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선 여성 직원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샘이 가장 강조하는 것 역시 ‘엄마가 행복한 일터‘다. 사내에 임신·출산·자녀교육 등 결혼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은 이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기혼여성 가운데 임신, 출산,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905만3000명 중 20%인 약 181만2000명에 달했다.

특히 대부분 신혼인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약 34%로 가장 높았다. 결혼한 30대 여성 3명중 1명이 회사를 그만두는 셈이다.

한샘은 결혼한 예비엄마 직원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으론 육아휴직 연장·임산부 단축근무·임산부 PC 강제오프제도 등이다.

기존 법정 의무기간인 1년만 쓸 수 있었던 육아휴직은 최장 2년까지 늘렸고, 관련 법상 임신초기와 말기에만 가능했던 6시간 단축근무도 임신 전 기간으로 확대했다. 또 임산부 직원의 컴퓨터는 퇴근시간에 자동으로 종료, 휴식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밖에도 한샘은 직원들이 육아 부담을 덜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2012년 개원한 ‘한샘 어린이집’은 지난해 12월 상암사옥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방배사옥보다 1.5배 큰 677㎡(200평) 규모로 마련됐다.

한샘 어린이집은 타사에서 대부분 어린이집을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것과 달리,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암에 마련된 어린이집은 구상 단계부터 운영안, 내부 설계까지 모두 한샘이 책임지고 진행했으며, 근무 중인 교사들도 모두 한샘 직원이다.

한샘 관계자는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은 한샘은 여성이 다니고 싶은 일터, ‘엄마’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모성보호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며 “육아 휴직 및 단축근무와 더불어 임산부를 팀원으로 둔 관리자에 대한 직책자 교육 등을 시행해 임산부들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샘 상암사옥 어린이집. 사진=한샘 제공

워라밸 가능한 근무환경 조성…“일과 가정中 하나도 포기할 필요 없어“

한샘은 지난해 12월 상암사옥으로 이전한 후 모든 임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인사 복리후생제도도 대대적으로 개편 중이다. 임직원이 회사에만 집중해 가정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먼저 직원들이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근무시간을 단축했다. 기존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던 근무시간은 오후 5시로 한 시간 앞당겼다. 정시 퇴근을 촉진하기 위해 평일 오후 4시30분과 45분에는 두 차례 퇴근방송을 한다. 통근버스도 오후 5시30분에 출발, 직원들이 통근버스 때문에라도 정시퇴근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한샘 측은 ”2월 현재 정시 퇴근율은 65%를 넘었다“며 ”퇴근 후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개인의 역량 향상을 위해 쓸 수 있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턴 전사적으로 유연근무제도도 도입했다. 직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임산부나 육아기 여성만 적용 대상이었다.

또한 이틀의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하는 ‘가족의 날’을 연 1회에서 반기 1회‘로 확대 운영, 일과 가정 양립을 돕고 있다.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문화도 손봤다. 회식 시 9시 이후 결제 건에 대해선 정산이 불가하도록 제도화,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한샘의 제도 개편은 최근 열풍처럼 몰아닥친 ’워라밸‘(일과 가정 양립)에 따라가기 위해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소비 트랜드 중 하나가 ’워라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론 기존 승진과 보수, 안정성을 우선하던 세대를 지나 자신들의 삶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는 세대로 탈바꿈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 교수는 새로 유입되는 1988~1992년생 직장인들을 위라밸 세대로 규정, 이들이 올해 가장 강력한 인플루언서(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샘 심리상담실에서 임직원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한샘 제공

회사생활 중 어려움, 심리상담으로 해결

한샘은 임직원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내 심리 상담실 ’마음의 샘‘도 상암사옥에 오픈했다. 임직원이 회사생활 중 느끼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리상담은 외부 상담사가 본사 심리상담실을 방문,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사 근무자는 물론 전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320개 상담센터와 연계한 점도 특징이다. 상담내용은 비밀이 보장되며, 비용도 전액 회사가 지불한다.

지난달에는 임직원들이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일터 만들기 위원‘도 선정했다. 선정된 위원들은 성평등, 인사제도, 근무환경, 상생협력 등 임직원이 회사 생활 중에 겪을 수 있는 각종 어려움을 듣고 회사에 전달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위원은 사업부 내에서 소통이 잘 되고 신임을 얻는 임직원 중 성별, 직급 등을 고려해 40여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지난 1일과 2일에 전문적인 상담과 실질적 도움을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진행한 ‘남녀가 모두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 만들기’ 강의를 이수했다.

한샘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고충을 듣기 위해 상담실을 운영하고 ‘좋은 일터 만들기 위원’을 선정한 만큼, 임직원들이 적극적 참여로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가정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직장인 만큼, 사내에서 어려움 없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샘은 기업문화 혁신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일생활 균형 캠페인‘ 참여기업으로 승인받았다. ’오래 일하지 않기‘, ’똑똑하게 일하기‘, ’제대로 쉬기‘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일생활 균형 캠페인‘은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가는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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