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주가이익비율(PER) 92배로 가장 높아…은행주는 7.68배 그쳐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지난해 주식 시장에서 이익 대비 주가가 가장 고평가된 업종은 '헬스케어'였다. 반면, 가장 저평가된 업종은 '은행'이었다.

20일 한국거래소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이익비율(PER)은 91.78배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IT소프트웨어(39.56배)와 경기소비재(19.47배), 필수소비재(18.60배), 건설(15.33배), 철강(14.39배) 순으로 PER가 높았다.

이에 반해 은행은 PER가 7.68배로 가장 낮았고 보험 10.59배, 방송통신 10.82배, 에너지화학 10.87배, 반도체 11.60배 순으로 PER가 낮았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단위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이익보다 고평가돼 있음을 의미한다.

주요 100개 종목이 포함된 KRX100의 PER이 11.78배인 것을 감안하면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 고평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92배에 육박하는 헬스케어 PER은 1년 전(23.74배) 대비 네 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이는 헬스케어 업종 상장사들이 지난해 기록한 이익에 대비 주가 상승 폭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19일 PER가 112배 수준이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91배 이상이었다. 같은 날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중단이 전해지며 주가가 8% 이상 급락한 한미약품도 PER가 450배가 넘었다.

이는 헬스케어 업종이 실질적인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 바이오 주 열풍 등 투자심리에 의존해 주가가 오른 측면이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PER가 8배를 밑도는 은행 업종의 경우 실제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이는 결국 은행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도 지난해 말 PER가 11.60배를 기록, 전년 말(16.85배) 대비 오히려 하락해 주가 상승이 이익 증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정작 이익 증가 대비로는 많이 오르지 않은 셈이다. 19일 삼성전자의 PER는 7.96배였고 SK하이닉스는 5.97배를 기록했다.

증권 업종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PER이 2016년 14.93배에서 지난해 말에는 12.01배로 오히려 하락했다.

한편, 자동차 업종은 최근의 실적 부진을 고려하면 오히려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다.

자동차 업종 PER은 2016년 말 8.33배에서 지난해 말 12.00배로 상승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악재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봤지만 주가는 그만큼 하락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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