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미디어 조사…"AR게임 설치율 작년 50.2%→올해 6.4%"

작년 초 '포켓몬고'의 히트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증강현실(AR) 게임 장르의 인기가 1년 만에 곤두박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켓몬고 이후 뚜렷한 AR 게임 인기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빠르게 식은 여파가 컸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마케팅 기업인 DMC미디어는 지난달 전국의 스마트폰 게임 이용자 202명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18 모바일 게임 이용행태'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어떤 장르의 게임을 자신의 모바일 기기에 깔았느냐'란 질문(복수응답 허용)에서 AR 게임을 설치했다는 답변은 전체의 6.4%에 그쳤다.

작년 같은 조사의 AR 게임 설치율인 50.2%와 비교해 약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타 장르의 게임은 대다수 작년보다 올해 설치율이 더 높았다. 예컨대 여성이나 중장년층이 많이 즐기는 두뇌·퍼즐·보드 게임은 작년 56.7%에서 올해 66.3%로 9.6%포인트 증가했다.

마니아층이 많은 아케이드·RPG(롤플레잉게임) 장르도 설치율이 1년 사이 30.7%에서 42.6%로 크게 올랐다.

AR 게임 외에 설치율이 떨어진 장르는 교육(6.5%→3.5%)이 유일했다.

DMC미디어는 AR 게임의 인기가 급락한 이유로 AR 히트작인 포켓몬고의 열기가 식고 이를 대체할 후속타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작년 1월 국내 발매된 포켓몬고는 출시 1∼2개월 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중 매출 최상위권 작품으로 떠올랐지만, 현재는 5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 있다.

작년 초 포켓몬고가 이례적 인기를 끌자 국내 업계에서는 '터닝메카드고', '캐치몬' 등 AR 신작의 출시가 잇따랐지만 큰 반향이 없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2월 카카오톡 기반의 AR 게임 발매를 장려하고자 별도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파트너 게임사에 제공했지만, 아직 성공 사례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AR 게임은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지도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토대로 주변 지형지물에다 캐릭터 등 게임 그래픽을 덧입히는 장르다.

이런 게임은 스마트폰만 있으며 공원, 학교, 해변 등 현실 공간을 돌아다니며 '땅따먹기'나 '몬스터 사냥' 등 게임 활동을 즐길 수 있어 차세대 게임 모델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미국 게임사 나이앤틱은 2013년 말 첫 AR 게임 '인그레스'를 내놓으며 관련 기술력을 꾸준히 쌓았고, 이후 일본산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인그레스의 뼈대에 얹은 포켓몬고로 AR 게임의 첫 대중화를 성공시켰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AR 게임은 카메라·위치정보 등 스마트폰 기술과 게임 메커니즘(작동원리)에 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 개발 난도가 절대 낮지 않다. 각 개발사가 부담 없는 실험작을 내놓으며 기회를 모색하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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