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M이 한국 군산공장을 폐쇄, 공장을 디트로이트로 옮기기로”

백운규 산자부 장관 "한국지엠 지원, 신규 투자 내용 등 따져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지엠(GM) 철수에 힘을 싣는 발언을 던졌다. 글로벌GM이 재정지원 등을 두고 정부를 지속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발언이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원들과 무역 관련 회의를 열어 “글로벌GM이 한국 군산공장을 폐쇄, 공장을 미국 디트로이트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5월을 끝으로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 이 공장은 디트로이트로 올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글로벌GM은 러시아, 호주,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벌였다. 올해 첫 개편 대상은 한국으로, 전날 카허 카젬 사장은 사업 구조조정 계획과 함께 가동률 20% 미만의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2000여명의 군산공장 근로자뿐 아니라 20만명에 이르는 한국지엠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지침도 내렸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폐쇄에 이어 인력감축까지 벌이는 이유는 글로벌GM의 압박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GM은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지원안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한국지엠을 철수하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약 3조원 규모의 한국지엠 유상증자에 산업은행을 포함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은이 가진 한국지엠 지분은 17.02%로, 투자액은 약 5100억원 정도다.

이 밖에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약속에 따라 20만대 규모의 신차 배정과 함께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부는 무조건적인 지원은 안 된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자칫 특혜소지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지엠이 신규 투자를 한다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정부 지원은 안 되며 신규 투자 내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GM의 신규 투자 의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이 가능하냐는 물음엔 "정부와 지엠이 서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문제점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지엠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군산 공장 폐쇄 결정과 관련해선 "미국 비즈니스 관행상 가동률 20%로 3년을 간다는 게 쉽지 않다"라면서 "글로벌GM으로부터 구체적인 경영 개선안을 받고 새로운 모델에 대한 물량 배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논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의 재무실사 방안과 글로벌GM을 만날 계획과 관련해선 “(재무실사 방안은)산업은행이 요구하는 사항으로, 산업부도 종합적으로 부처 간 협의를 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달 중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는 이번 사업 구조조정 계획 등과 관련, 총파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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