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가동률 20%, 오는 5월 끝으로 군산 공장 폐쇄

카젬 사장, 노조에 '희망퇴직' 요구…20만 근로자 사실상 실직 위기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글로벌지엠(GM)이 한국지엠 군산 공장 폐쇄에 이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알려졌다. 2000여명의 군산 공장 뿐 아니라 한국지엠 전 공장 노조에 대한 본격 인력 감축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전 인천 부평공장에서 만나 사업 구조 조정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노조 측에 군산 공장 폐쇄와 함께 희망퇴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날 오후 노조와 다시 만나 인원 등 희망퇴직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가동, 이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2000여명의 근로자에 대해선 다른 사업장으로 이전 배치하는 등의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군산 공장 폐쇄를 알린 것은 ‘부도덕의 극치’”라며 “사측은 노조와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군산공장 뿐 아니라 노조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자’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로벌GM은 러시아, 호주,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벌인 데 이어 한국에서도 해결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노조를 비롯, 한국 정부와 주요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도 제시했다.

이 계획에 대한 첫걸음으로 한국지엠은 가동률 20% 미만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군산공장에선 중소형 승용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 올란도를 비롯해 연간 26만대의 차량이 생산됐지만, 지난 3년 동안 가동률이 약 20%대에 불과했다. 최근엔 매주 1~2일 정도만 운영됐다.

한국지엠 측은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 폐쇄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지난 몇 년 동안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경영 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리 앵글 글로벌GM 초왈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신차 배정이 이뤄지는 3월 전까지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긴급 조치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앵글 사장은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 글로벌GM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공장 폐쇄로 글로벌GM은 약 4억7500만달러의 비현금 자산상각과 3억7500만달러 규모의 인건비 등 최대 8억5000만달러의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지출은 오는 2분기 말까지 반영될 예정으로, 이는 특별 지출로 인식된 만큼 이자 및 세전이익(EBIT)조정과 주당순이익(EPS) 희석 조정 실적에서 제외된다.

카젬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전환 과정에서 영향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지엠은 지난해 국내에서 13만2377대의 승용차를 판매했으며, 글로벌 시장엔 120개국에 39만2170대의 승용차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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