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수입차 ‘판매왕’ 자리를 꿰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리콜 불명예도 함께 떠안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차종을 리콜한 데 이어, 2018년 무술년(戊戌年) 첫 달인 1월에도 9000대 이상의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자동차 제작 결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리콜된 수입자동차는 767종, 30만2230대다. 이 가운데 벤츠코리아는 220개 차종, 3만6542대를 리콜했다. 국산·수입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차종에서 결함이 발견된 셈이다.

월별로 리콜된 차종과 대수는 △1월 8종(124대) △2월 14종(305대) △3월 11종(305대) △4월 22종(45대) △5월 3종(272대) △6월 37종(3741대) △7월 1종(1대) △8월 50종(2만8208대) △9월 21종(275대) △11월 34종(324대) △12월 17종(1565대)이다.

가장 많은 차량이 리콜된 달은 8월로, 50개 차종 2만8208대가 리콜됐다. 이 가운데 92.7%인 2만6147대에선 엔진이나 변속기 손상으로 시동 모터가 차단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시동을 걸 때 높은 전류가 흐르면서 전류 제한기가 과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주변 부품이 녹거나 발화될 수 있다.

벤츠코리아의 리콜 차종과 대수는 올 1월에도 수입차 부문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리콜된 수입차는 62개 차종 2만1538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벤츠코리아가 판매한 31개 차종 9235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E 200, E 220 d 등 4개 차종 6643대에선 충돌 시 점화 장치가 설계된 대로 작동하지 않아 뒷좌석 안전벨트의 프리텐셔너(정면충돌 시 빠른 속도로 안전벨트를 승객의 몸쪽으로 조여주는 장치) 기능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CLA 200 CDI, Mercedes-AMG CLA 45 4MATIC 등 12개 차종 1857대에선 조향장치 내 전기부품 결함(스티어링칼럼 모듈)이 발견됐다. 또한 GLC 220 d 4MATIC Coupe, GLC 220 d 4MATIC 등 6개 차종 687대에선 LED 전조등 조사각이 사양에 맞지 않게 조정됐을 가능성에 따라 리콜됐다.

E 220 d, E 300 등 6개 차종 34대에선 전자식 조향장치 컨트롤 유닛 안쪽의 트랜지스터 브라켓이 내구성 사양에 맞지 않게 제조됐을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됐다. S 350 d, S 350 d L. S 400 등 3개 차종 14대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올해 첫 달부터 수천여대의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벤츠코리아의 리콜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는 일본 다카타사의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에 대한 리콜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카타사 에어백은 충돌 사고로 에어백이 펼쳐질 때 팽창장치의 과도한 폭발력으로 금속 파편이 튀면서 운전자가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1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0여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다카타사 에어백 문제로 전 세계 곳곳에서 리콜에 들어간 차량은 1억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자동차가 전자화·자동화돼 각종 센서들이 부착되는 과정에서 부품에 대한 충분한 검증 작업을 거치지 못해 리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처럼 강경한 조치와 함께 징벌적 벌과금제가 도입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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