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김정한 삼성전자 SW 연구소장 영입 'DT랩' 출범

신한은행, AI전문가 장현기 등 디지털인재로 'AI 랩' 신설

AI·빅데이터 기반 고객 중심의 '핀테크' 접목하기 경쟁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2017년 금융시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 맞춰 IT를 활용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전통 금융영역에서 디지털금융으로 빠르게 변신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했다.

지난 4월과 7월 등장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365일 24시간 PC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진정한 ‘손안의 금융’을 구현해내며 은행권을 뒤흔드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8년 새해 금융권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신용도 평가·여신·대출상품 등 경쟁력 강화를 꾀하며,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머신러닝(기계학습)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해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한 하나금융지주 DT랩총괄 부사장(왼쪽부터),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장,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 김기헌 KB데이타시스템 대표.

◇ “금융권 무한경쟁시대… IT전문가를 모셔라”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금융권을 중심으로 핀테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문가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먼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김정한 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을 ‘DT 랩(Digital Transformation Lab)’ 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전자와 필립스반도체 등에서 근무했다.

DT 랩은 하나금융이 신설한 디지털 혁신기술 전담 조직으로, 하나금융티아이 내 독립기업으로 운영되며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개발을 추진한다.

우리은행 역시 손태승 신임 행장의 출범과 함께 글로벌사업의 디지털화 강화를 위해 전임 이광구 행장 시절인 2015년 ‘위비뱅크’ 브랜드를 론칭시키며 우리은행 디지털금융 전략을 총괄해왔던 조재현 부행장이 퇴임하고, 디지털금융 그룹장에 홍현풍 부행장을 선임했다.

이번에 승진한 홍현풍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며, 올해 2월부터 디지털금융그룹내 차세대 ICT구축단장(상무)를 맡아왔다.

김기헌 국민은행 부행장을 KB금융지주사 부사장 겸 KB데이터시스템 대표를 겸하게 됐다.

KB금융 관계자는 “IT자회사를 중심으로 그룹IT 쉐어드서비스센터(Shared Service Center) 추진을 위해 지주 부사장과 KB데이타시스템 대표직을 겸직시켰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에서 그룹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금융전략 구현에 속도감을 부여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6월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디지털그룹 빅데이터센터장(본부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9월에는 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또 신한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설계자로 알려진 조영서 전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디지털 인재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조직개편에서도 챗봇, 음성뱅킹 등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 AI 랩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은행권 CEO들 “‘디지털 혁신’으로 무장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휴머니티에 기반한 혁신과 디지털 기술’ 정착을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전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만물인터넷(IoE)시대에는 이종산업뿐 아니라 경쟁사까지 포함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통해 하나멤버스의 가치를 입증하고 참여형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디지털 비즈니스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며 “디지털 기술은 혁신뿐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에 스며들어야 하므로 고객 입장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디지털 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디지털 금융 분야는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내재화 노력과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KB중심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에 더해 고객친화적인 디지털화 경쟁력을 확보하며 선도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요구를 더 정확하고 적기에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분석 조직을 강화했다”며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체질화돼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적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역시 농협금융을 ‘디지털 금융사’로 전환하겠다며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금융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중심의 사업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디지털은 파급력이 매우 빠르다는 특수성 때문에 선점하지 않으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어떤 산업, 어떤 금융사도 디지털금융을 전략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금융사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오픈 플랫폼’, 고객상담 인공지능 시스템 ‘아르미’를 넘어 올해 디지털화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고객 유치와 마케팅을 확대하는 ‘TO 플랫폼 전략’, 올원뱅크·스마트고지서 등 모바일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 플랫폼 전략’ 등을 적극 추진해 차별성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18년은 금융권에 있어 1등 기업도 예외없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대내외 환경에 대해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변화의 속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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