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8곳 임단협 미타결

"현대차 노사 잠정합의에 따라 전면파업·상경투쟁 지침 바뀔 듯"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기아차를 포함, 현대차그룹 계열사 상당수가 ‘2017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아직까지 타결짓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들 계열사 노조들은 공동투쟁을 다짐하며 전면파업에 상경 투쟁까지 예고했지만, 최근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에 성공하면서 오는 15일 투표결과에 따라 사업장별 단계적으로 임단협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사업장 가운데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룬 곳은 현대차, 모비스위원회, 모비스경남, 현대종합특수강, 현대IHL 등 13곳 가운데 단 5곳 뿐이다.

나머지 기아차·현대로템·현대비엔지스틸·현대케피코는 노사 간 잠정합의조차 이루지 못했고, 현대위아·현대제철·현대다이모스·현대엠시트는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앞서 이들 사업장 노조 대표들은 지난 6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10일까지 공동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 오는 16일 4시간 동안 일손을 놓기로 했다. 17일엔 전면 파업과 함께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17일 이후엔 임단협 미타결 사업장별 4시간 이상씩 부분파업까지 예고한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쟁 방침은 15일 예정된 제44차 대의원대회에서 전환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임단협 미타결 사업장 노조 관계자는 “애초 부분파업과 상경투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현대차가 잠정합의를 이룬 만큼 15일 열리는 대의원회의에서 임단협 미타결 사업장 대표들이 별도로 모여 투쟁 지침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정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도 “현대차가 잠정합의를 이루는 데 성공, 타결 수준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에 나머지 사업장들도 순차적으로 임단협 마무리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장별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10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 하부영 노조위원장 등 노사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42차 교섭에서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새롭게 마련된 잠정합의안은 노사가 기존 합의된 내용에 몇 가지 사안이 추가된 형태다.

노사는 △정기 및 별도 승호 포함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 기존에 합의된 내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는 오는 15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안이 가결된다면, 현대차 임단협은 지난해 4월 첫 상견례를 가진 지 266일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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