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이용실적 1위 신한과 2·3위 KB국민·삼성 격차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

업계 3위 삼성카드 카드이용실적, 2위 KB국민카드 ‘턱 밑까지 추격’ 순위 바뀔 수도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카드업계 부동의 1위 업체였던 신한카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위 KB국민카드와 3위 삼성카드의 추격이 거세진 가운데 2016년에 비해 지난해 카드업계 TOP3간 격차가 크게 줄면서 ‘카드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한해 카드업계 3강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올 한해 성과에 따라 카드업계 수위업체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카드사들은 올 한해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로 카드업계 왕좌 탈환과 챔피언 벨트 수성에 나서고 있다.

◇ 카드이용실적, 업계 1위 신한과 2·3위 KB국민·삼성 격차 40조~50조원서 30조원으로 줄어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신용카드사의 카드구매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카드구매이용실적은 총 140조822억원에 달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2018년 새해를 맞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오른쪽)이 신한카드 직원들에게 점심 배식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제공
신한카드의 뒤를 이어 업계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구매 이용실적은 97조5056억원이었고, 업계 3위 삼성카드의 카드구매이용실적은 83조7662억원이었다.

1위 신한카드와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 실적 차이는 43조원에 육박했고, 3위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56조원 이상이었다.

비율로 환산할 경우 업계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1위 신한카드의 69.6% 정도였고, 3위 삼성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1위 신한카드 대비 59.8%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수위업체인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아직 4분기 카드이용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기간인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개월간 각 카드사들의 카드구매이용실적을 살펴본 결과,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08조3244억원의 카드이용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같은 기간 업계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80조8073억원이었고, 업계 3위 삼성카드는 79조2537억원의 이용실적을 거뒀다.

이로서 2016년 43조원에 가깝던 1위 신한카드와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 격차는 지난해 27조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격차가 줄어들었다.

3위 삼성카드의 분전도 돋보였다. 2016년 56조원 이상이던 1위 신한카드와의 카드이용실적 격차가 29조원 정도로 줄어들었다.

비율로 환산하면 1위 신한카드 대비 2위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 비율은 2016년 69.6%에서 지난해 74.6%까지 상승했다. 3위 삼성카드도 신한카드 대비 카드이용실적 비율을 2016년 59.8%에서 지난해엔 73.2%까지 크게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당사는 고비용이 소모되는 마케팅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며 “이 과정에서 당사의 실적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사 대비 그 성장폭이 완만한 것으로는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체질 개선을 통해 꾸준히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만큼, 당사의 실적이 감소한 측면이라기보다는 타사의 신장세가 좀 더 눈에 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격차 거의 사라져…4분기 실적 따라 순위 바뀔 수도

압도적인 1등 카드이용 실적을 자랑하던 신한카드와 2등 그룹군인 KB국민카드·삼성카드 간 카드이용실적 격차가 지난해 들어 크게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또한 2등 그룹 사이에서도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KB국민카드 제공
카드이용실적 기준 업계 2위 KB국민카드와 3위 삼성카드 간의 격차가 지난해 들어 사실상 ‘오차범위 내’로 보일 정도로 거의 비슷해진 점이다.

2016년만 해도 KB국민카드(97조5056억원)와 삼성카드(83조7662억원) 간의 카드이용실적 격차는 14조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KB국민카드가 80조8073억원, 삼성카드가 79조2537억원으로 그 격차가 불과 1조원대로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이 실적이 아직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4분기 3달간의 카드이용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9월 말까지 3분기까지만의 누적 실적임을 감안하면 4분기 카드이용실적이 집계 완료되는 오는 3월 경에는 2위 KB국민카드와 3위 삼성카드 간의 순위 바뀜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당사는 계속적인 투자와 선순환 구조를 통해 실적을 늘려왔다”며 “다만, 삼성카드가 자동차 할부업 등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은 것이 어떤 결과(이용 실적 격차의 감소)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디지털화에 매진한 결과, 24시간 365일 연중무휴 심사를 가능하게 해 카드 상품을 발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완성할 수 있었고, 온라인 자동차 금융업 진출 등 당사가 업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놓은 것이 빛을 봤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또한 빅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 혜택 제공 서비스인 ‘링크’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양호하게 나온 것도 실적 신장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신한·KB국민·삼성’ 3강 확고…현대·우리·하나·롯데 ‘4중’

이처럼 1위 신한카드를 2위 KB국민카드와 3위 삼성카드가 맹렬히 추격 중인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만 7개 전업 카드사들 중 이들 3개 카드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전업 카드사 간 격차는 여전히 컸다.

2016년 신한카드(140조원)-KB국민카드(98조원)-삼성카드(84조원)에 이어 4위 현대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71조105억원이었고, 5위 우리카드가 65조9587억원, 6위 하나카드 52조7316억원, 7위 롯데카드가 42조2050억원였다.

지난해 카드이용실적 역시 3강-4중의 형세는 거의 엇비슷하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2017년 3분기 누적 카드이용실적이 신한카드(108조원)-KB국민카드(81조원)-삼성카드(79조원) 였다.

반면, 같은 기간 나머지 4개 카드사의 카드이용실적은 현대카드가 59조2998억원, 우리카드 49조3321억원, 롯데카드 43조4221억원, 하나카드 41조2099억원으로 ‘신한·KB국민·삼성’ 3강과 ‘현대·우리·하나·롯데’ 4중 카드사 간 격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하나카드 직원 소통 축제 ‘Play 1’ 행사에서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왼쪽)이 클럽에 입장하는 하나카드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하나카드 제공
다만, 2016년엔 하나카드가 53조원에 가까운 카드이용실적을 올려 42조원에 그친 롯데카드를 10조원 이상 차이로 따돌린데 비해 2017년엔 롯데카드가 43조원의 카드이용실적을 올려 41조원에 그친 하나카드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 6위로 올라섰고 하나카드를 7위로 밀어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실적이 미집계된 지난해 4분기(10~12월)를 제외한 1월부터 9월 말까지 1~3분기만을 기준으로 집계된 실적인데다가 롯데카드(43조원)와 하나카드(41조원)간 격차가 2조원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아 4분기 실적이 나오는 3월 경에는 다시 6위와 7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정부가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줄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특히 지난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법인카드 실적 부문이 많이 빠진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롯데 계열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고 모그룹의 덩치가 큰 기업계 카드사인 롯데카드가 상대적으로 은행계 카드사인 당사보다 법인카드 영업 부문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당사가 1Q카드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혜택이 제일 다양한 이 상품군에 시즌 이벤트 등을 많이 기획하면서 객단가가 많이 높아졌다”며 “다만 1Q카드에 집중하다보니 이외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이용률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사가 아직 자동차 할부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보니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 타 카드사와 실적 차이가 생긴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진=롯데카드 제공

◇ 올 경영 모토는 ‘신한-디지털 퍼스트’·‘KB국민-KB금융그룹 선도 허브’·‘삼성-일류도약’

한편, 2018년 카드사 수위 업체의 명성을 고수하기 위해 신한카드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올해 경영 모토로 삼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효율화하는 한편, NFC 결제 인프라를 카드사 공동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주요 간편결제사 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등, 지불결제 시장변화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수익 구조 다각화도 신한카드의 올 한 해 주요 사업 전략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금리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할부금융과 리스사업은 전용 플랫폼 구축을 통해 다이렉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자동차 전후방 사업자와 연계한 토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서비스 확장도 신한카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신한금융지주사 매트릭스 체제 아래, 현재 구축돼 있는 아시아 벨트 내에서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해였다면, 올해는 그룹사 공조 아래,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M&A 등을 지속 모색하고 그룹사 동반 진출국에서는 디지털 기반 글로벌 사업모델의 성공사례를 창출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의 디지털 허브 역할로의 선도’를 올 한해 주요 경영 과제로 삼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커넥티드카와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당사가 KB금융그룹을 선도할 수 있도록 카드 고객에 대한 분석 역량 등 기본 역량을 바탕으로 KB금융그룹의 디지털 허브 역할 수행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등 미래를 위한 선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고, 카드업의 근간인 지급결제와 카드금융 등 본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성공적 디지털 혁신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해 '디지털 1등을 넘어서는 진정한 일류회사'로의 도약을 올해 경영 모토로 삼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2018년은 당사 창립 30주년인 만큼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해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회원 기반 강화와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분석에 기반한 차별화 된 개인 맞춤별 마케팅,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계를 올해 주요 경영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