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황금개띠'의 해, 개띠 제약인에 눈길 쏠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오흥주 동국제약 대표 등

풍요의 상징 무술년, 국내 업계는 해외공략 시동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은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를 이끌 개띠 제약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무술년은 60간지의 35번째 해로, 황금을 뜻하는 '무(戊)'와 개를 의미하는 '술(戌)'이 합쳐져 문자 그대로 '황금개'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개띠의 성격은 솔직하고 인정이 많으면서 명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금개띠는 '풍년'과 '다산'의 상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국내 제약업계의 도약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눈에 띄는 개띠는 올해 환갑을 맞은 1958년생 제약인들이다. 일반 산업군과 비교해 업력이 오래되고 100년을 바라보는 장수기업이 많은 제약업에서 환갑의 CEO들은 '젊은 피'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왼쪽),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

◇ 환갑 개띠가 대세…면면 살펴보니

개띠 중에서도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현대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58년 개띠'가 특히 친근하다. 1953년 한국전이 끝나고 해방둥이들의 탄생이 절정을 이룬 1958년에 태어난 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독 강한 평등의식,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세대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아 제약산업을 이끌 환갑 개띠 제약인은 누가 있을까.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 등이 환갑 개띠 제약인으로 단연 돋보인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보령제약의 창업주인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장녀다. 보수적인 제약산업의 첫 여성 CEO인 김 회장은 지난 1997년 보령제약 비서실장, 2000년 보령제약 회장실 사장, 2001년 보령제약 부회장을 지내고 2009년부터 보령제약의 회장으로서 국내 굴지의 제약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보령제약그룹은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60년의 도전, 100년의 도약'을 선포했다. 기업의 핵심 가치는 '마음이 묻고 과학이 답하다'다. 김은선 회장은 지난 10월 진행된 '100년 보령 시무식'에서 "100년 보령은 '라이프타임 케어 기업'을 지향하며 의약품, 컨슈머, 디지털의 그룹 3대 중점사업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더 적극 개척해 나가자"고 밝혔다. 회사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성공을 이끈 김 회장은 국내 제약업계에 '여풍당당(女風堂堂)' 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는 1989년 동국제약 해외사업부에 입사해 2008년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에 오르고 2009년 동국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동국제약은 화장품, 의료기기사업 등을 육성하며 성공적인 사업다각화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5년 화장품사업에 뛰어든 동국제약은 화장품과 의약품을 합친 '코스메슈티컬'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6년 화장품 사업의 매출만 400억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또한 화장품 사업 분야에서 선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2015년 홈쇼핑을 통해 출시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 24'의 대표 제품은 '마데카 크림'으로, 출시 1년 만에 100만개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업계의 뷰티의약품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 또한 58년 개띠 제약인이다. 김만훈 사장은 2011년 셀트리온제약 수석부사장을 지내고 2013년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6년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해외 영업과 판매를 담당한다. 허쥬마 등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이 올해 이후 유럽과 미국 등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의 유통을 담당하며 쌓은 유통 및 마케팅 노하우와 네트워크 역량을 검증 받은 파트너사들과 허쥬마, 트룩시마의 유통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성공 경험을 통해 후속 제품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조기 선점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성공신화의 주역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를 통한 매출 1조원 달성 또한 기대된다.

한 발 더 나아가 의료기기 산업을 살펴보면 역시나 환갑의 개띠 제약인들이 포진해있음을 알 수 있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체성분 분석기 사업을 하는 인바디의 차기철 대표, 덴탈 이미징 기업 바텍의 노창준 대표, 국내 안광학 의료기기 시장을 이끄는 휴비츠 김현수 대표 등도 무술년 주목되는 58년 개띠 제약인이다.

사진=유토이미지
◇ 풍요와 다산의 '황금개띠 해'…몸집 키우고 해외 진출 박차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개띠의 해'를 맞은 제약업계는 올해 매출 확대에 힘 쓰는 한편,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연매출 1조원을 바라보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만에 매출이 1조원을 넘기는 실적을 거뒀으며 녹십자 또한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961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광동제약 또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7년 3분기 누계 매출액이 8634억원에 달했다. 주요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글로벌에 방점을 찍은 업체들의 행보가 특히 주목된다. 내수 영업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국내 제약사들이 체질 개선을 다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녹십자의 경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회사명칭을 녹십자의 영문 이니셜인 'GC'로 변경하고, 새로운 명칭을 가족사에 일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보령제약도 올해를 '100년 기업, 글로벌 기업'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웅제약 또한 '삶의 질 향상을 선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한편, 올해 제약산업에서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개띠 인물 중에는 '58년 개띠' 외에도 다양한 제약·바이오인들이 있다. 국내 업계의 '산증인'인 윤영환 대웅제약 명예제약 회장은 1934년생 개띠이며 1970년생으로는 솔고바이오메디칼 김일 대표와 유영제약의 유우평 대표가 있다. 경동제약 류기성 대표는 1982년생으로 30대 중반의 개띠 제약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이제는 해외 시장을 바라보며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고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황금개띠의 해가 진정한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