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급여 확대 영향…근로시간 단축제 사용도 늘어

어린이집 1천400여개 감소…국공립 늘었지만 가정·민간 등 줄어

[연합뉴스TV 캡처]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여성이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육아휴직 급여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등 '아빠 육아'를 장려한 정부 대책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7 일·가정 양립지표'를 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9천795명으로 전년(8만7천339명)보다 2천456명(2.8%) 늘었다.

성별로 보면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소위 '라테파파' 남성은 7천616명으로 전년보다 2천744명(56.3%)이나 증가했다.

'라테 파파'는 커피를 든 채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스웨덴 남자를 일컫는 말로 올해 초 북유럽의 육아휴직 제도를 소개한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화제가 됐다.

육아휴직 남성이 크게 늘어난 반면 육아휴직 여성은 8만2천179명으로 전년보다 288명(0.3%) 줄었다.

육아휴직 여성이 줄어든 것은 2003년 남녀 육아휴직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육아휴직 남성에 대한 휴직 급여 지급을 확대한 것이 육아휴직 여성 감소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에게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하는 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0∼2015년 5세 이하의 자녀를 둔 임금근로자 중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이 42.9%였지만 남성은 1.0%에 그쳤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사람은 2천761명으로 전년보다 700명(34.0%) 늘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만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가 1년 이내의 기간에 한해 주 15∼30시간을 일하는 제도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남성은 매년 2배 수준으로 늘고 있지만 전체 사용자의 13.7%로 여성 사용자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업의 일·가정 양립제도 도입 비율은 출산휴가제가 81.1%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출산휴가제(60.9%), 육아휴직제(59.1%)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체 어린이집 수는 4만1천84개로 전년(4만2천517개)보다 1천433개 줄었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은 각각 230개, 163개 늘어났지만 가정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이 1천476개, 310개 줄어든 영향이다.

어린이집은 가정시설 어린이집이 50.1%로 가장 많았고 민간(34.8%), 국·공립(7.0%), 사회복지법인(3.4%) 등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유치원 수는 8천987개로 전년(8천930개)보다 57개 늘었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145만1천 명으로 전년보다 2천 명 줄었고 유치원은 70만4천 명으로 2만1천 명 늘었다.

반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가정양육 아동 수는 93만3천 명으로 전년보다 7만6천 명 감소했다. 가정양육 아동의 71.7%가 23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직장 보육시설 설치 의무 사업장 1천153개소 중에서 940개소(81.5%)가 직장 내 보육시설을 직접 설치하거나 다른 시설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었다.

보육시설 설치·운용비율은 전년보다 무려 28.6%포인트(p)나 상승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이행강제금 제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 기준 15∼54세의 기혼여성 905만3천명 중 경력단절 여성은 181만2천명(20.0%)이었다.

경력단절 여성 비중은 2014년 22.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 551만8천명 중에서 결혼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둔 적이 있는 경험자는 255만5천명(46.3%)이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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