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내년 1월18일 개항하면서, 여행객의 항공 관련 수속 절차가 대폭 간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터미널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델타항공, KLM, 에어프랑스 등 4개 항공사가 입주해 스카이팀 전용 터미널로 활용되지만, 대한항공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해 사실상 대한항공 승객을 위한 터미널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의 편의성도 대폭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방문한 2터미널은 발권, 수하물 처리 등 입·출국과 관련된 절차가 간소화된 것이 주된 특징이다. 일단 제2터미널 3층 출국장에 들어서면 자동 수하물 위탁(셀프 백 드롭) 설비가 중앙에 집중돼있다. 중앙을 기준 양쪽으로 A~H로 6개의 지역에는 총 204개의 체크인 카운터가 배치됐다.

기존 제1여객터미널이 A와 B 구역으로 나눠 운영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승객이 보다 편리하게 탑승수속 카운터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대한항공 제공

◇ 무인 시스템으로 발권·수하물 처리 한 번에 2터미널의 6개의 입국수속 카운터 지역에는 각각 18개의 수하물 무게를 재는 저울이 달린 카운터가 배치된다. 기존 1터미널과 비교하면 3개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저울의 위치가 1터미널보다 15㎝ 정도 낮아져 승객이 수하물을 저울에 올리기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키오스크(KIOSK·무인탑승수속기기) 62대가 중앙에 집중 배치돼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1터미널의 92대 키오스크와 비교해 대수는 적지만, 62대의 키오스크가 중앙에 배치된 데다, 이 가운데 20대는 키오스크에서 수하물 표(tag)를 바로 발급받을 수 있어, 탑승수속 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대한항공 관계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발권을 진행한 결과, 40초 내외면 발권이 가능했다. 맹성수 대한항공 부장(2터미널 테스크포스팀)은 “18개의 카운터에는 마트에서 사용하는 건(gun) 타입의 스캐너가 배치돼있어, 이를 통해 수하물 표를 확인만 하면 입국수속 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며 “1터미널에서 수하물을 부치는데 2분30초 정도 소요되는데, 2터미널에서는 최대 30초면 짐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터미널 운영 경과를 살펴본 뒤, 수하물 표가 발급되는 키오스크를 전 카운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대한항공 측은 전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 사진=이창훈 기자

◇ 대한항공 프리미엄 서비스 ‘확대’ 2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의 다수가 대한항공 고객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항공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대거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승객을 위해 별도의 체크인 카운터를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일등석 승객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 라운지’를 비롯해, 프레스티지석 승객과 밀리언 마일러 클럽,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 회원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를 별도로 운영한다.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A1~A17로 구성돼, 대한항공의 프리미엄 고객은 별도의 카운터를 활용해 보다 편리하게 탑승수속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또한 일등석 승객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고, 프레스티지석 승객들을 위해 640석 규모의 2개 라운지를 조성했다. 또한 밀리언 마일러 클럽과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 회원을 위한 1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신설한다.

대한항공이 2터미널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대거 도입한 것은, 2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의 대부분이 사실상 대한항공 고객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맹성수 부장은 “에어프랑스와 KLM은 하루 1편 운항하고, 델타항공은 오전 1편, 오후 3편을 운항하는 것과 비교해, 대한항공은 하루에 110~126편 운항한다”며 “2터미널의 경우 대한항공 승객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사 고객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를 대폭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과 연계해 공항 내의 고객 위치에 따라 각종 편의 정보를 제공하는 ‘위치 기반 서비스’도 도입된다. 승객이 출발 게이트 근처에 접근하면 탑승권, 라운지 위치, 탑승 시각 안내 등의 정보가 자동으로 표출되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면, 2터미널 이용 초기 혼잡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대한항공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패스트 트랙. 사진=이창훈 기자

◇ 패스트 트랙 허용 등 과제도 ‘여전’

2터미널 개장으로 승객 편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패스트 트랙 허용 등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2터미널에 프리미엄 고객 등 상용 고객들이 별도 라인으로 법무부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터미널에서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 등을 위해 패스트 트랙이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패스트 트랙 도입으로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패스트 트랙 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맹성수 부장은 “국제 여객 수송 20위 내의 공항 가운데 패스트 트랙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 곳은 인천공항이 유일하다”며 “패스트 트랙이 도입돼야 인천공항의 경쟁력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 부장은 “국토부가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패스트 트랙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1960~1970년대의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2터미널에는 프리미엄 승객을 위한 패스트 트랙 2곳과 교통 약자 우대 출구 2곳이 설치된 상태다.

공항철도에서 2터미널까지 거리는 직선 기준으로 59m로, 1터미널(223m)보다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1터미널과 2터미널 사이의 이동 시간은 단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1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6분이 소요되며, 도로는 17분, 무인열차(IAT)는 6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측은 합동브피링실에서 2터미널까지의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과중한 업무 강도 예상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2터미널 이전으로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5~10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 때문에 과중한 업무 강도가 발생해 안전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2터미널과 인접한 곳에 합동브리핑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2터미널 이전으로 승객의 공항 내 도착 시간이 다소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탑승수속 등 관련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승객의 입·출국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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