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스코건설 근무하는 양현진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대표

양현진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대표.
직장인 아빠를 위한 책 출간…본인의 육아체험 노하우 담아
강연·컨설팅도 병행…“아빠 육아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좋은 아빠가 되려면 먼저 좋은 남편이 돼야 한다. 부부관계가 좋아야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하기 때문이죠. 직장인 아빠의 경우 육아에서 부부관계가 60%이상이라고 봐요.”

포스코건설 직원인 양현진(36·남)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대표는 오는 14일 ‘아빠 육아 공부’ 출간에 앞서 데일리한국과 12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양 대표는 “조기교육 보다 충분한 놀이를 통해 아이의 균형잡힌 발달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아빠는 아이와 조건없이 놀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 아이(1세 딸, 3·5세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양대표는 “첫번째 육아 서적인 ‘아빠 육아 공부’는 제가 실제 퇴근 후 아이를 돌보면서 몸으로 부딪치고 깨지며 알게 된 노하우, 깨달음 등을 고스란히 담았다”며 “짧은 시간 더 알차게 아이를 돌보는 방법이 들어있는 만큼 평범한 직장인 아빠가 육아에 대해 겪는 고민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표는 이어 “아이뿐 아니라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내용도 실었다”며 “아빠의 육아 본능을 깨우고 행복한 가정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현진 대표는 아빠 육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았다.

양 대표는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어느 순간 현실에 쫓겨 살고 있는 저를 발견했고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가니 전쟁터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하며 “이렇게 사는 건 아니다 싶어 저부터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을 했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책을 읽으며 에너지를 충전했고 아내와 대화하고 공감하는 법을 공부했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한층 더 밝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짧은 시간 아이와 놀더라도 아이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고 아빠의 체력도 아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해 아이들과 몸으로 놀다보면 금방 지쳐 몸의 에너지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육아에 대한 경험이 쌓이자 내친 김에 올해 9월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카페를 만들었다. 기존에 아빠를 위한 육아 카페가 없어 아쉬워 아빠 육아법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자신의 글이 노출돼 방문자수가 하루에 1만명이 넘은 적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커서 놀랐다고 한다.

카페 개설 3개월여만에 정식 회원 수도 1,100명이 넘어섰다. 양 대표는 “그만큼 아빠 육아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성들이 육아에서 아빠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육아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남성육아휴직자는 83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98명)에 비해 55.4% 늘어났다.

양 대표의 이 같은 육아 활동에 대해 사내 직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고, 다만 남녀 직원간 ‘작은 온도차’는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상 남자도 육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부분의 여직원이 응원해 줬다. 상당수 남자직원도 성원해 줬지만 여자에 비해 덜 호의적이었다”면서 “한 남자 직원은 아내에게 ‘아빠 육아 공부’를 보여주지 않았는데 자신이 아내에게 못하는 부분이 많아 비교당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했다. 마치 아내에게 보여주면 안 되는 ‘금지서’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빠 육아 연구소 카페를 운영하면서 ‘부산 맘페어’ 등에서 육아 강연과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양현진 대표는 올해 컨설팅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3·4세 딸을 둔 직장인 K씨는 퇴근 후 집에 가면 아내는 ‘수고했어’라는 말 대신 항상 짜증을, 아이들은 툭하면 투정을 부려 집이 쉬는 공간이 아닌 불편한 공간으로 느껴 상담을 의뢰했다. 그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고, 아내는 더 이상 연애할 때 알던 여자가 아닌 다른 사람 같고 아이들과도 점점 멀어지는 상황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양 대표는 K씨에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법과 교감 방법을 알려줬고, 아내 문제는 일단 이해와 공감을 하고 의도적으로 대화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는 상상을 매일 하라고 추천했다.

이 같은 조언을 실천에 옮긴 K씨는 몇 달 후 아내와 오해한 부분을 풀었고 아이들과도 놀이를 통해 한층 가까워져 집에 가는 길이 즐거워졌다고 했다.

양현진 대표는 현재 육아 관련 두 번째 책을 집필 중이다. ‘아빠 육아 공부’에서 다루지 못했던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싣기 위해서다.

양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원고를 마치고 하반기에 출간할 예정”이라며 “두 번째 책의 원고가 마무리 되면 그 다음은 부부에 대한 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특히 “아빠는 아이가 대인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세상과의 연결 고리’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아빠가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교감을 나눌수록 인지적 발달, 사회성, 인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아빠와의 놀이는 몸으로 노는 경우가 많아 불규칙적이고 신선해 아이에게 긍정적 자극이 된다. 아빠 육아는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양현진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대표는…

양현진 대표는 포스코건설 PJT(프로젝트) 혁신실 IT그룹에서 P3(과장)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빠 육아 전문가, 작가, 강연가, 동기부여가, 위험관리 전문가라는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그는 '좋은 아빠 육아연구소' 카페를 운영하며, 육아 코칭은 물론 육아 강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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