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일자리가 요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가장 중요한 이슈라 할만 하다. 청년에게도 건강한 퇴직자에게도 똑같이 풀어야 할 지상과제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 일(my job)'이 있어야 '내일(tomorrow)'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정하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일자리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누구에게나 최대 이슈가 될 듯 싶다.

일자리가 이렇게 중요한 만큼, 일자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세 개의 질문을 통해 일자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고민해 보고자 한다.

우선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도대체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얼핏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질문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질문이라고 여겨진다.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탑다운(top-down) 또는 거시적 방식과 바텀업(bottom-up) 또는 미시적 방식이다. 탑다운방식은 정부 또는 파워있는 주체가 주도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의 일자리를 늘리거나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공무원 수를 늘린다거나, 복지관련 일자리를 새로 만들거나 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이에 비해, 바텀업방식은 주로 개인이 주도해서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법 역시,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수많은 일자리 유형 중 하나에 도전하거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주도적으로 만들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치킨집, 음식점, 미용실 등을 창업하는 것이 전자에 속한다. 그리고, 융합형 일자리, 사회적 기업 등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후자에 속할 수 있다.

두번째 질문은 "어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이다.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하자. 그렇다면, 어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 수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만 생각해보자. 우선,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일자리를 그냥 늘리는 형태로 만드는 일자리는 그렇게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주도해서 일자리를 늘릴 경우에는 그만큼 예산부담이 늘어나고, 개인이 주도해서 기존의 일자리 범위 내에서 도전하는 경우에는 생존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영업 창업에 도전해서 3년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30% 정도밖에 안된다.

따라서, 정부가 주도하는 경우에는 할 수만 있다면 예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개인이 주도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경우에도, 가능하다면 기존의 일자리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50+ 적합일자리로 새로 발굴하고 있는 보람일자리라든지, 특정 대기업이 고령자 적합 일자리로 발굴한 고령자 택배원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노인건강스포츠 코치, 대형병원에 상시 고용된 음악가 등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의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이러한 일자리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라면 금상첨화다. 이처럼, 블루오션형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기준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 라는 두 질문에 이어서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을 해보자.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도 두 가지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다. 우선 탑다운 측면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책연구가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년, 여성, 고령자 등 남녀노소, 생애주기별로 구분해서 끈질기게 좋은 일자리 전략연구를 일년내내 하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텀업 측면에서는 일자리의 주인인 개인개인의 주도적인 노력도 필수적이다. 정부 혼자서 좋은 일자리 방안을 다 만들 수는 없다. 개인개인도 자신의 일자리가 더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궁리하고 혁신해야 한다.

한마디로 '줄탁동시'다. 닭이 알을 깔 때, 알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 하듯이 밖에서는 정부가 환경을 만들고 안에서는 개인이 부단히 노력할 때, 둘의 노력이 상승작용을 발휘해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늘어날 것이다. 즉 정부가 어미 닭 노릇을 제대로 해야, 병아리가 힘을 다해 세상으로 나오는 이치를 일자리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세상을 나온 병아리는 나름 노력과 지혜를 다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 소개 : 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과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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