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변동없어… 지난달 전역 SK그룹 차녀 최민정 향후 그룹 역할에 관심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왼쪽부터), 이경후 CJ 상무, 김동관 한화 전무, 최민정 SK그룹 차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연말을 맞아 대기업의 임원 인사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인사에서도 오너 일가의 자제들은 30, 40대의 나이에 상무, 부사장에 오르는 LTE급 초고속 승진열차를 타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인사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5) 현대중공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전무를 단 지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또 계열사로 선박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까지 맡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32) CJ 미국지역본부 마케팀당당 상무 또한 불과 8개월만에 ‘대우’ 꼬리를 떼고 정식 상무자리에 올랐다. 이 상무는 올해 3월 부장 2년 만에 상무 대우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입사 7년 만에 임원이 된 이 상무의 초고속 승진에는 이재현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이 더욱 빨라졌음을 의미하는 분석도 있다. 이재현 회장은 선천적으로 샤르코 마리 투스(CMT)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을 앓고 있다. 또 이경후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37) CJ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상무가 돼 ‘부부상무’가 된 셈이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동생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38) ㈜GS 부장은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하며 GS칼텍스의 경영개선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 상무는 오너 4세 중 임원 배출은 5번째다.

또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동휘(35) LS산전 이사는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 구본혁(40) LS니꼬동제련 전무는 3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장남 이규모 상무보도 2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올해 승진이 예상됐지만 변동은 없었다. 김 전무는 2010년 한화에 입사했고, 2015년 12월 한화큐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전역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중위(27)도 앞으로 그룹내 역할에 주목된다. SK그룹은 제대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으나 최 중위가 ‘재벌가 딸’의 군 자원 입대라는 전례 없는 행보를 보였던 만큼 전역 후 그룹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신선한’ 행보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중위는 군 생활 중에도 최 회장이 최우선 실천과제로 지목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을 보여 지난 4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올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0대 그룹 가운데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근무 중인 77개 그룹, 185명의 승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입사 후 임원에 오르는 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4.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9.7세에 입사해 33.7세에 임원 직함을 달았는데 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0대 그룹 일반 직원의 임원 승진 평균 나이인 51.4세와 견줘 무려 17.5년이나 빠른 것이다.

올해도 수많은 ‘흙수저’들이 임원을 달지 못한채 퇴사하는 가운데 ‘금수저’로 상징되는 오너 자제들의 초고속 승진 소식은 허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금융기관의 경우 임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요건을 놓고 이를 충족하는 지 심사를 하지만 사기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재벌가 자녀들의 향후 경영 행보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만큼 이들에게 거는 희망이 더 크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기업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능력 없는 오너 일가 경영자에 대한 필터링이 과거에 비해 더 촘촘해지고 있지만 경영자로서 성과를 보이지 못할 경우 오너 일가라 해도 경영에서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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