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2곳 현금 보유액 1조원 넘겨 1·2위 차지

업계 순위 대비 현금 보유액 ‘최다’ 유안타증권…‘최저’ 키움증권

서울 여의도 증권가 밀집지구 야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 중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증권사는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증권이 두 번째로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금성 자산을 1조원 이상 보유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두 곳 뿐이었다. 현금성 자산을 1000억원 이상 보유한 증권사는 이들 두 증권사를 포함해 총 17곳이었다.

이어 현금성 자산이 100억원을 넘긴 국내 증권사는 모두 30곳이었다.

◇ 미래에셋대우 현금성 자산 1조1382억원 ‘최다’…삼성증권 1조1342억원 2위 올라

21일 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30일 기준 국내 증권사 중 현금성 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는 총 30곳이었다. 이중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1조138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였다.

이어 삼성증권이 1조134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현금부자 2위 증권사 자리에 올랐다.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두 곳뿐이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자기자본이 증권업계에서 2위 증권사 대비 3조원 이상 많을 정도로 독보적으로 가장 높은 만큼, 현금성 자산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현금성 자산을 많을수록 유동성 위기가 왔을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리스크 극복이 수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사옥 센터원 빌딩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삼성증권 관계자는 “보통 만기가 짧은 계좌나 상품들의 자산이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데 당사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이러한 단기 자금을 위주로 재무구조를 운용하는 측면이 있어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높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근래 들어 증시 호황으로 고객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이 늘어나 외화 예금으로 현금성 자산을 많이 유치해 확보를 해놓다 보니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안타증권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7077억원으로 세 번째로 많은 현금을 챙겨놓은 증권사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현금성 자신이 6159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현금 부호 5위 증권사는 4885억원의 NH투자증권이었다.

KTB투자증권이 4304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6위에 올랐고, 7위는 391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하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나타났다. 이어 옛 동부증권인 DB금융투자가 373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8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각 2638억원과 241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TOP10 막차에 올라탔다.

◇ 현금 보유 1000억원 이상 증권사 17곳…100억원 이상 보유 증권사 30곳 달해

현금 부호 11위 증권사는 230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신영증권이었다. 12위는 222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진 부국증권이었고, 유진투자증권이 221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13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하나금융투자가 163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14위를 차지했다. 이어 15위는 현대차투자증권(1512억원)이었고, 대신증권이 141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16위, SK증권이 118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17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부터 SK증권까지 국내 증권사 중 총 17곳의 증권사가 현금성 자산을 1000조원 이상 곳간에 쌓아놓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 미만~1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모두 13곳이었다.

18위는 84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하이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이어 IBK투자증권이 64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19위에 올랐고, 20위는 64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케이프투자증권이었다.

이어 나머지 현금성 자산 보유 상위 20위권 밖 증권사 중에 10곳의 증권사가 1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교보증권이 617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21위를 차지했고, 22위는 55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는 유화증권이었다. 23위는 한화투자증권(540억원)이 올랐고, 다음으로는 바로투자증권이 28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24위를 차지했다.

이어 키움증권(189억원·26위)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182억원·27위), 한양증권(146억원·28위), BNK투자증권(134억원·29위), 이베스트투자증권(121억원·30위) 등 총 30곳의 국내 증권사들이 1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초대형 IB 인가 증권사 5곳 중 미래에셋대우 현금 ‘넉넉’…KB증권, 현금 가장 적게 보유

한편,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5곳의 증권사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따냈다.

이들 중 발행어음 업무 인가까지 받아 완전한 초대형 IB로 출범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뿐이고, 나머지 4곳의 증권사는 초대형 IB로써 핵심적인 사업 분야인 발행어음 업무 인가는 따내지 못해 반쪽짜리 초대형 IB로 일단 첫 시작을 하게 됐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삼성증권 제공
5곳의 초대형 IB 증권사 중 업계 순위이자 증권사 순위의 바로미터로 통용되는 자기자본 규모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크고, 이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이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의 현금 보유 현황은 자기자본 순위와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자기자본이 7조2313억원으로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1위 증권사의 ‘규모’에 걸맞게 현금성 자산도 1조1382억원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 다음으로 많은 4조7589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해 업계 2위 증권사로 통하는 NH투자증권의 현금성 자산은 4885억원으로, 현금 보유액 순위로 따지면 5위로 밀린다.

반면, 자기자본 4조3051억원을 보유, 업계 3위에 오른 삼성증권은 현금성 자산은 1조1342억원을 쌓아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유이’하게 1조원 이상을 쌓아놓은 현금 부호 ‘1조원 클럽’ 증권사 자리에 올랐다.

자기자본 규모 4조2547억원을 보유, 증권사 중 네 번째로 재무 규모가 큰 KB증권은 현금성 자산은 2412억원만을 보유하고 있어 현금 보유 순위는 10위에 그쳤다. 업계 순위에 비하면 현금 보유액은 상대적으로 타 증권사들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는 셈이다.

초대형 IB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획득해 완전한 초대형 IB로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는 4조1908억원으로 초대형 IB중 가장 낮은 5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증권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6159억원으로 현금 보유 순위 4위를 차지 업계 순위보다 비교적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TOP5 증권사에 이어 자기자본 1조원 이상~4조원 미만을 보유해 차기 초대형 IB 후보군으로 꼽히는 증권사들은 메리츠종금증권(3조2387억원·이하 자기자본 순위 6위)과 신한금융투자(3조2076억원·7위), 하나금융투자(1조9542억원·8위), 대신증권(1조7124억원·9위), 키움증권(1조3924억원·10위), 신영증권(1조628억원·11위), 유안타증권(1조436억원·12위) 등 7곳이다.

이중 메리츠종금증권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3919억원으로 현금 보유 순위 7위를 차지해 업계 순위인 자기자본 순위 6위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올랐다. 자기자본 7위 신한금융투자의 현금 보유액은 2638억원으로 9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 8위 하나금융투자는 1639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현금 보유 순위는 14위로 업계 순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액이 뒤떨어졌다. 자기자본 9위 대신증권도 현금성 자산은 1412억원으로 16위에 그쳤다.

자기자본 순위 10위 키움증권은 현금성 자산이 189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의 현금성 자산 보유 순위는 국내 증권사 중 26위로 업계 순위 대비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적은 현금을 보유한 증권사로 드러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은 투자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항목인데, 당사가 최근 시장 상황에 발 맞춰 재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관계로 투자 이후 남은 현금성 자산이 적어 보이는 것”이라며 “이 같은 당사의 활발한 재투자 결과는 증권업계 수위권의 투자 대비 수익률(ROE)에도 드러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9월 30일 기준) 키움증권의 ROE는 13.3%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증권사 중 흥국증권(1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에 이어 자기자본 11위 신영증권의 현금성 자산은 2302억원으로 현금 보유 순위 역시 업계 순위와 동일한 11위를 차지했다.

한편, 자기자본 1조원 클럽 막내이자 자기자본 순위 12위인 유안타증권의 현금성 자산은 7077억원에 달했다. 이는 현금 보유액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에 이어 현금 부호 증권사 3위에 달하는 수치로 업계 순위 대비 가장 현금 보유 순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자기자본 1조436억원 중 현금성 자산이 67.8%에 달해 자기자본 중 현금 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현금성 자산은 당사가 유치한 고객과 기관이 사고 파는 주식과 채권의 결제가 이뤄 질 수 있도록 확보하고 있는 자금으로, 고객이 예치해 놓고 있는 자금과는 전혀 무관한, 당사의 별개 자산”이라며 “당사의 경우 결제 유동성을 위해 반드시 다량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위해 현금 다량 보유…고객 자산 투자 않고 돈만 쌓는다는 지적도

증권사들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있어 필요한 실탄이 두둑하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사업 다각화나 신규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현금성 자산이 많을수록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증권사들이 현금을 지나치게 많이 쌓아놓는다는 것은 고객의 자산을 고객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증권사의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일부에 따라선, 재투자에 소홀한 채 회사의 곳간에 현금만 많이 채워 놓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장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한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많다는 것은 고객에게 드려야 할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당사가 유치한 고객의 자산을 재투자하고 수익을 내 만기에 맞춰 다시 그 수익을 고객에게 환원하려면 현금성 자산을 많이 확보해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순위(12위) 대비 현금성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현금성 자산 3위)한 것으로 드러난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단기자금운용 금융상품인 MMT(Money Market Trust)를 573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상품의 자산이 회계 처리 과정에서 타 증권사와 달리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돼 타사 대비 현금성 자산이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유안타증권 제공

두 번째로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구조는 고객의 주식 투자 중계를 통해 얻는 수수료 수익인데 고객의 자산은 투자에 따른 손실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금융당국의 감독 하에 일정 부분까지만 증권사가 운용이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당사의 현금성 자산은 고객의 예치금은 포함하고 있지 않고, 따라서 고객의 돈을 당사의 현금성 자산으로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의 현금성 자산은 재투자가 수월하도록 단기 자금으로 운용하는 측면이 크다”며 “현재 증시가 호황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자산 흐름을 장기적으로 묶어두는 것이 당사의 경영 전략에 있어서 올바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좋은 투자자산이 나올 경우 바로 재원 투입이 가능하도록 단기적으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실장은 “시장 상황과 증시 현황에 따라 각 증권사들이 각 사별 경영 전랙에 따라 단기성 자금으로 현금성 자산을 많이 확보해 유동성 위기에 대비 할 수도 있고, 활발한 재투자로 인해 현금성 자산이 많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특히, 현금성 자산은 시기별로도 변동이 심하고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자금 운용 방법도 제각각인만큼, 현금성 자산의 확보는 증권사들의 재량에 따라 맡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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