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형 쉐보레 트레버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국지엠(GM)이 노사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두고 새로운 ‘신차 생산'이라는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토막 난 내수실적에 막혀버린 유럽 수출길에 이어 ‘미래 전략안’을 내놓으라는 노조의 지속적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미국에서 생산중인 중·대형 SUV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국내 도입설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최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사업에 대한 전략 강화도 발표한 만큼, 한국지엠이 어떤 형태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중·대형 SUV인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엔 위장막으로 가린 채 도로 주행 시험 중인 현장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꼭 출시를 목적으로 도로 주행 시험에 들어서진 않는다”며 “연구소에선 쉐보레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지엠이 기술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여러 부분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에퀴녹스나 트래버스의 국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임단협 등이 남아있는 만큼 도입여부와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을 현재 단계에서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쉐보레 에퀴녹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하지만 업계에선 실적 부진은 물론 노조와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한국지엠이 에퀴녹스와 트래버스같은 SUV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로 주행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에퀴녹스와 트래버스가 한국지엠의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최근 SUV 판매가 인기, 한국지엠이 연식이 오래된 데다 실적까지 저조한 캡티바·올란도 등만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도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출시 임박에 힘을 싣고 있다.

임단협 테이블에서 미래 전략안을 요구하는 한국지엠 노조 측은 이 같은 신차 출시설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적자를 메꿀 수 있는 생산”이라며 “생산공장이 있음에도 불구,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수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캡티바 단종 가능성에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유럽 내 오펠 가동률을 높이기로 하면서 유럽 수출길까지 사실상 막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노조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신차 투입만이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바라 GM 회장이 글로벌 전기차 전략 강화를 발표한 만큼, 한국지엠에도 어떤 식으로든 전기차관련 붐을 일으킬수 있는 관련 사업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우리는 지엠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기차 사업에도 일조하고 있다”며 “‘볼트 EV’의 경우 한국지엠에서 디자인과 부품 조달 등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아직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은 없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사업에 한국지엠도 여러 부문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노사교섭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 측은 오는 24일 임담협 교섭 테이블에 오를 제시안을 대의원들이 모여 숙지·합의한 뒤 다음주쯤 회사 측에 교섭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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