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올해 3분기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환율 상승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FSC)들이 4분기에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사드·환율에 ‘휘청’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사드 보복과 환율 상승 등의 압박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한 3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118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줄어든 실적에 머물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사드 보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 중국 내 운수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사드 보복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10월 ‘황금연휴’로 여객 수요가 분산된 것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9%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81.1% 감소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달러로 장기 할부 구매하거나 리스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해 장부상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경영 구조를 갖고 있다. 항공기 보유대수가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A350.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4분기 비상 가능성↑…국제유가 상승 ‘변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4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사드 보복 완화, 10월 황금연휴 수요 반영 등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이고, 4분기에는 10월 황금연휴 수요도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또한 화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화물 수요 ‘성수기’를 맞는 만큼, 화물 부문의 견고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내년 연평균 항공유가가 배럴 당 75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이날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케이프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국제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상승은 항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올해 4분기에는 10월 황금연휴를 비롯해 사드 보복 완화 등 긍정적 요인이 많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4분기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 등 긍정적 요인을 국제유가 상승 등의 악재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4분기에는 10월 황금연휴가 포함되고, 항공 여객 팽창 기조도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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