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항공업 특수 업고 ‘비상’ …상장 준비는 ‘미진’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26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이스타항공은 항공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비상(飛上)해왔지만, 동시에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와 비교해 초라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 설립 10주년을 맞아 명과 암을 들여다봤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 이스타항공 항공업 특수 업고 ‘비상’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항공 시장 호황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누적 탑승객 100만명을 돌파한 이스타항공은 2012년 3월에 500만명, 2014년 2월에 1000만명, 2015년 11월에 1500만명의 누적 탑승객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누적 탑승객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스타항공은 2013년 2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 67억원(잠정 집계)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규모도 점차 증가해왔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총 18대 항공기를 보유해 운용하고 있으며, 5개의 국내선과 26개의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1일에 LCC 단독으로 일본 가고시마 신규 취항도 앞두고 있다.

◇ “이스타항공 태생적 한계…자본력 부족”

이스타항공은 다른 LCC와 비교해 성장이 더디다는 것이 항공업계 안팎의 시각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에서는 애초에 자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티웨이항공은 예림당 계열사이고 진에어는 대한항공,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을 각각 모회사로 두고 있다”며 “반면 이스타항공은 출범 당시 별다른 자본 없이 시작해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 이스타항공 상장 준비 ‘미진’…전문가 “경영 능력 보여줘야”

국적 LCC들이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구체적인 상장 시기 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이 항공 시장 성장에 기대는 것에 머물지 말고, 제주항공 등 타 LCC처럼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LCC들은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8월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이달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유가 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공동 대표 주관사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등 향후 일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아직 구체적인 상장 시기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상장 추진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다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이 단순히 항공 시장 성장에 기대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전략과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스타항공 등 국적 LCC들이 항공 시장 호황에 기대 ‘특수’를 누리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처럼 사업 다각화를 꾀해 안정적 수익 모델을 확보하고, 다른 LCC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는 등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허 교수는 또 “이제 국적 LCC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고, 경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들이 주장하는 우리의 한계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르고, 상장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항공 안전을 담보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