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 비중 11%…두산 94%로 최대로 높아 최대로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담보 잡힌 주식 전무해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가운데 47개 그룹의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설정 비중도 1년 새 2%포인트 오른 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달 말 기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가운데 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89개 그룹 오너일가 704명의 주식담보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47개 그룹 오너일가 164명은 계열사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오너일가 4명 가운데 1명(23.3%)이 계열사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셈이다.

또한 이들 164명의 지난달 말 주식담보 가치는 12조6379억원으로 전체 보유주식 가치 117조5968억원의 10.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2.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자녀세대 주식담보 비율은 15.2%로 부모세대 8.7%의 배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세대는 1년 전 대비 증가 폭도 부모세대에서 나타난 1.7%포인트의 2배인 3.5%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룹별로 두산은 오너일가 주식담보 비율이 93.7%로 유일하게 90%를 넘었다. 오너일가 33명 가운데 15명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 이 중 13명의 담보비율은 90%를 넘었다.

2위인 80%대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85.6%)이 차지했다. 효성(74.6%), 동부(73.7%), 현대(70.7%)는 70%대, KTB투자증권(64.2%)은 60%대로 높은 축에 속했다. 한진(56.6%), 유진(56.4%) 한화(52.1%), 다우키움(51.0%)도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었다.

반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금호아시아나, 현대백화점, 한국투자금융,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태광, 현대산업개발, 네이버, 하이트진로, 한솔, 메리츠금융, 삼표, 넥센, SPC, 현대해상, 대상, 대명, 웅진 등 42개 그룹은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단 1주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아 0%였다.

삼성그룹은 오너일가 주식담보 비율이 0.2%에 불과, 주식 담보를 제공한 그룹 중에선 가장 낮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8%)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1.1%) 2명만 주식담보를 제공했을 뿐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은 담보로 잡힌 주식이 1주도 없었다.

삼성에 이어 영풍(0.7%), 동서(1.0%), KCC(1.7%), 하림(2.5%), 한진중공업(2.8%), 농심(3.3%) 등도 오너일가 주식담보 비율이 5% 미만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개인별로 보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배우자 신연균씨,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자녀 허서연?서희씨, 정몽진 KCC 회장 장녀 정재림 씨 등 6명의 보유주식 담보비율은 100%였다. 이 가운데 신연균씨만 부모세대일뿐 나머지 5명은 모두 자녀세대다.

이어 담보 비율 90% 이상은 이우선 유니온 전무(99.98%)를 비롯해 박용성 전 두산 회장(99.97%), 박지원 두산 부회장(99.49%), 박정원 두산 회장(99.28%),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97.76%), 현정은 현대 회장(97.58%), 김준기 전 동부 회장(96.12%), 조현상 효성 사장(90.83%) 등 21명이다. 담보비율 90% 이상자 27명 중 두산은 13명(48.1%)으로 절반에 육박했고, 2위는 3명(11.1%)인 한일시멘트였다.

한편 상장 계열사가 없는 부영 등 11개 그룹은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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