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업으로 참이슬 편의점 매장에서 아예 빠지게 될 가능성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참이슬 발주 중단 조치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이번 주말 지나고 나면 참이슬은 매대에서 아예 빠지게 될 것 같은데요. 아예 발주를 넣을 수 없는 상황이니…"

19일 서울의 한 편의점 운영자의 푸념이다. 하이트진로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난항을 겪자 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생산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에 불거진 상황이다.

지난주부터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는 참이슬 발주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하이트진로는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비상 생산 체제에 돌입했지만 가정용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GS25 관계자는 “지난주 각 매장에 참이슬 발주 불가 지침을 전달했다”며 “지금은 전혀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재고도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매장에서 참이슬을 찾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현재 하이트진로 전국 6개 공장 중 4개 공장이 파업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다. 하이트진로는 강원 홍천 맥주공장과 경기 이천 소주공장 2곳을 비상체제로 가동하면서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정상체제의 가동률 50%에도 미치지 못 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물량을 일부 공급하고 있지만 업체별로 현재 1주일, 15일 분량의 재고만 남아 있는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평소와 똑같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15일치 재고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며 "파업이 2주 안에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더 길어지지 않는다면 판매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흥업소나 일반 식당의 경우, 중간 도매상 등과 계약해 한달 정도 영업이 가능한 여유가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물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이전 물량을 확보한 식당의 경우 당장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1240억원에 달하는 등 꾸준히 이익을 내는 만큼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맥주 사업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운영비용이 커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맞섰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전국에 있는 맥주 생산 공장(강원 홍천·경남 마산·전북 전주)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에 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맥주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맥주부문 실적 부진과 공장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노사 양측은 17일까지 총 20차에 걸쳐 진행한 하이트진로 임단협에서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조에서 책임임원의 퇴진을 교섭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임원 퇴진은 회사의 본질적인 인사권에 해당하는 만큼 회사 측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금협상과 책임임원 퇴진 요구는 별개의 문제로 보는데 임원 사퇴 전 까지는 협상테이블에도 앉지 않겠다는 입장은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피해가 길어지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손상을 입는만큼 노조가 조속히 협상테이블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참이슬 등 주력 제품의 생산 차질로 일선 영업망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참이슬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약 50%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겨울은 소주시장 성수기로 증권업계 역시 3·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전망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에서 적자가 심화되고 있었으나 신제품 필라이트의 호조로 3분기 호실적이 기대된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주 성수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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