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지배구조연구소 분석…"대기업 집단 의무공시 지정 검토해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국내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계열사는 전체의 19%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조사 결과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88곳 중 지난 9월 30일까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17곳(19.3%) 뿐이었다.

이 중 보고서를 공시한 계열사 비중이 가장 큰 그룹은 현대차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의 11개 상장 계열사 중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7개로 63.6%를 차지했다.

삼성그룹도 산하 계열사 16개 중 7개(43.8%) 회사가 보고서를 제출해 공시 비중이 평균 대비 높았다.

그러나 SK(6.7%)와 LG(9.1%), 롯데그룹(11.1%)의 보고서 공시 비중은 평균치 대비 낮았다. 여기에 GS그룹과 현대중공업, 한진, 두산그룹은 상장 계열사 중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회사가 아예 전무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제도는 투자정보 제공 확대와 기업경영 투명성 강화 등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제도다.

상장사가 지배구조 모범 규준의 핵심 항목 10가지를 준수하는지 여뷰를 자체 평가해 보고서를 공시하는 것으로 발간이 의무는 아니다. 도입 첫 해인 올해는 공시 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이 지난달 30일이었다.

한편 이날까지 자율 공시한 상장사는 75개사로 금융사가 44곳, 비금융사는 31곳이었다.

자율 공시한 금융사가 더 많은 이유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금융사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작성할 의무가 이전부터 있었던 만큼,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시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이 더 강조되는 대기업 집단을 의무공시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기업이 보고서의 각 핵심 항목에 대해 준수 여부를 지금보다도 더 명확하게 서술하도록 하는 형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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