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마트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이마트가 자체브랜드 피코크를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마트는 홍콩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웰컴사와 정식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2일부터 웰컴사의 슈퍼마켓에서 피코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웰컴사는 마켓 플레이스, 제이슨스, 쓰리식스티, 웰컴 등 다양한 슈퍼마켓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웰컴사의 모기업인 '데어리 팜(Dairy Farm)'의 경우 연 매출 규모 23조원의 동남아 No.1 유통 기업으로 홍콩, 마카오, 중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에 6500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현지에서 생산한 ‘Emart PK’ 5종을 미 중동부 슈퍼마켓 1000여 개에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유통업체에 진출한다.

이마트는 3월에 웰컴과 파트너쉽을 맺고 웰컴사의 슈퍼마켓 57개점에 피코크 순두부찌개, 묵은지 김치찌개, 삼계탕, 순희네 빈대떡, 낙지볶음밥, 피코크 한반(즉석밥) 등 107개 한식 메뉴 판매에 돌입한다.

이마트는 이번 런칭을 시작으로 판매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홍콩 수출금액은 올해 6억, 내년에는 4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가 기존에 피코크 상품을 수출한 경우는 있지만 해외 대형 유통 채널에 정식으로 입점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코크의 품질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웰컴사는 이번에 이마트가 수출하는 피코크 상품을 '엔드캡(End-Cap. 진열대의 돌출매대 부분으로 주동선과 맞닿아 있어 가장 눈에 띄는 프리미엄 진열 공간)'에 피코크 별도 ‘존(Zone)’을 마련해 상품을 진열하고 최소 6개월간 상시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시작으로 베트남에서 크게 인기를 끄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노브랜드와 이마트 e브랜드를 오는 10월 이후에 웰컴사 전점 (총 338개점. 홍콩 322개·마카오 16개)에 판매할 계획이다.

웰컴사는 이번 런칭을 준비하며 한국을 방문해 이마트 매장을 실사하고, 간편식을 맛본 뒤 입점할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등 피코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홍콩은 이마트가 해외수출을 시작한 첫 국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마트는 2013년 '파켄샵(Park n Shop)'에 PL과자, 라면, 고추장 등 35개 품목을 시작으로 수출 첫 걸음마를 뗐다.

이마트의 첫 해 수출 금액은 3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홍콩 파켄샵측이 일본 채널 대신 한국을 선택하면서 이마트와 거래가 성사됐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8월 피코크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피코크 삼계탕을 미국 LA에 소재한 'MBC아메리카나'에 시험 판매한 바 있다.

당시 피코크 삼계탕은 방송을 통해 40분 만에 3만달러 상당의 준비 물량이 완판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또한 현재 이마트 몽골 1호점에도 피코크 50개 품목을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심진보 이마트 트레이딩팀장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허브인 홍콩에 런칭함으로써 피코크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며 "향후 웰컴과 파트너쉽을 확대해 이마트의 해외 진출에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피코크 미국 현지 생산으로 미국 간편식 시장 진출

이마트 미국법인(Emart America, Inc)은 이마트 간편식을 위한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한 상품을 25일부터 미국 중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중동부 주요 도시는 한인과 아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뉴저지, 아틀란타, 시카고, 텍사스 등이다.

이마트는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만큼 제조사인 이마트를 밝힘으로써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상품 라벨을 ‘Emart PK’로 변경해 런칭한다.

판매망은 미 중동부 지역 아시안푸드 최대 총판 중 한 곳과 파트너쉽을 통해 중동부 지역 1000여개 슈퍼마켓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며, 10월 중에는 서부 지역 600~700곳으로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육류 성분이 함유된 식품 수입이 어렵고 장거리 이동에 따른 물류비, 맛의 현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국탕 제조 전문 공장에서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상품 기획 및 개발을 시작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마트는 현지 시장·고객 분석을 통해 한국보다 분량을 50g 늘리는 등 미국 상황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고, 시제품을 3번 이상 생산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이마트 미국법인은 한국 교민과 아시아 고객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궁극적으로는 이마트 간편식을 미국 내에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미국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원(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율이 커지고 미국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동열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미국법인 팀장은 "한식 요리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제대로 만들어진 한식 간편요리가 부족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피코크 미국 런칭에 대한 미국 교민들의 기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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