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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수 경제부 기자.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지난 14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2분기 순익 규모에서 신한은행을 따돌리며 ‘리딩 뱅크’ 왕좌를 탈환한 윤종규號(호)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는 고공행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만큼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연일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KB국민은행도 사실은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노조 측의 극심한 반발이라는 국내 문제와 시중은행 중 최하위 해외점포 수익이라는 외부적 문제의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7일 성명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 반대’를 공식 선언했다.

노조 측은 “윤 회장은 지난 7월에 실시한 임원평가 설문에 이어 9월 5~6일 진행된 연임 찬반 설문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노조 측은 윤 회장이 신입사원에 대한 강제적인 임금 삭감이나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 ‘노조 선거 개입’ 등을 들어 윤 회장의 연임에 적극 반대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15일 또 한차례 성명을 내고 윤 회장에 대해 “노동자를 지배 대상으로 보는 ‘천박한 노동관’과 절차를 힘으로 짓누르는 ‘패권주의’로는 한 조직의 수장이 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이는 노조 측 주장일 뿐이다. 어떤 사건에서 한 쪽 당사자의 의견만으로 시비를 가리는 것은 불공정의 오류에 빠질 공산이 높다.

문제는 노사가 서로 힘을 합쳐 ‘리딩뱅크’ 수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도 모자를 판국에 조직 내부에서부터 불화의 씨앗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천하를 평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잡음 없는 내부 정리가 필요하다.

만약 윤 회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풀어낸다고 가정해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해외점포 수익성 문제다.

민병두 국회의원이 각 은행으로부터 취합한 자료에 의하면, KB국민은행의 상반기 해외점포 순익 규모는 968만2000달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562만5000달러보다 594만3000달러 감소한 수치다.

흔히 ‘4대 시중은행’이라 불리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중에서 해외점포 순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은행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4대 은행을 넘어 은행권 전체로 봐도 지난해보다 해외점포 순익이 줄어든 곳은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뿐이다.

심지어 KB국민은행 해외점포 순익은 KEB하나은행(1억3005만달러)과 신한은행(1억1768만달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윤종규 회장이 연초부터 해외진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현지 정·관계 인사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선 것 치고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년 대비 순익 규모 감소는 중국 위안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을 주요 거점으로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이 전 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순익규모를 낸 사실을 감안하면 설득력 있는 해명은 아닌듯 싶다.

이 관계자는 “타 은행들은 중국 이외에도 지점이 많아 환차손 규모가 적게 나타난 반면, 국민은행의 경우 볼륨이 작아(분포가 편중된) 위안화 강세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의견으로,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의 저조한 해외점포 실적을 타 은행보다 늦은 해외 진출 시기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미 해외점포 시장에서 성과를 기록하는 단계에 접어든 타 은행들과 달리, KB국민은행은 이제 막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KB금융지주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 매입 후 겪은 금융위기 탓에 해외시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유 없는 무덤'은 없는 법이다. 많은 이들이 윤 회장에게 바라는 것은 납득 가능한 변명이 아니라 눈에 보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적 개선이다.

글로벌 시장은 국내 모든 금융사들의 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다. KB국민은행뿐 아니라 국내 모든 은행들이 글로벌시장에서의 새 먹거리 찾기에 발벗고 나설수 밖에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에는 국내에서 창출되는 수익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기에, 해외점포 수익 개선은 무엇보다 중요한 당면과제다.

윤 회장이 그동안 “동남아는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성장이 가능한 신시장”이라며 “글로벌 역량을 키워 기존 중점 사항인 기업투자금융과 연계해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 처럼 이제는 말뿐이 아니라 실적 측면에서 실력을 보여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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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19 12:12:10 수정시간 : 2017/09/19 1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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