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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부안군 위도 앞바다 해상에 건설 중인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실증사업 건설현장. 10만평에 달한다는 공사 현장은 망망대해의 한점의 점이었다. 이곳에서 한국 해상풍력의 미래가 잉태되고 있었다.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부안(전북)=안희민 기자]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실증사업이 진행되는 10만평은 바다에선 한 점에 불과했다. 조업하는 어선들을 지나 격포 선착장에서 1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업 현장은 정중동 한국 전력 공급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지난 4월 말 첫 삽을 뜬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실증사업 공사 현장(이하 ‘공사 현장’)을 지난 25일 직접 둘러봤다.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 현장으로 달리는 고속정은 기동이 상쾌했다.

대당 3500만원의 야마하 엔진 2개를 추진체로 갖춘 빨간색 고속정은 격포항을 출항해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로 힘차게 달렸다. 속도가 32노트, 시속 60여km에 이르다보니 연안 어업을 하는 어선을 순식간에 지나쳤다. 공사 현장은 연안에서 15km 가량 떨어져 있다.

격포항에서 저 멀리 있기 때문에 공사 현장을 볼 수 없었다.

공사 현장은 부안군 앞에 위치해 규모가 제법 되는 위도와도 거리가 멀었다.

수평선 위 회색빛으로 흐릿하게 떠올라 좌우로 펼쳐진 긴 산이 알고 보니 위도였다. 흔히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의 위치를 표현할 때 ‘전남 부안군 위도 앞바다‘라고 표현하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그런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멀리 있었다.

동행한 부안군 주민 한산수씨는 “고속정으로 수 십분 걸리지만 일반 배로는 1시간 30분 넘게 걸리는 거리”라고 말했다.
  • 해상변전소 하부구조물과 정익중 한국해상풍력 사업본부장. 설치된지 3가월 가량 지난 하부구조물엔 벌써부터 해조류와 따개비 등 해양생물이 달라붙어 있다. 이는 한국해상풍력이 어민들 보상책으로 진행하는 수산업 공유화 사업의 청신호라고 정 본부장은 설명했다. 사진=안희민 기자
25분 달려 도착한 공사 현장, 연안 어업에 지장 없는 ‘해양공사’


고속정으로 25분을 달려 도착한 공사 현장은 육지와 달랐다.

먼지 풀풀 날리는 육지 공사현장과 달리 70m 높이의 거대한 크레인이 설치된 플로팅 크레인선(해상 기중기)과 리볼빙 크레인선, 육상크레인을 얹은 바지선, 이를 끌고 이동하는 예인선, 이미 설치된 3기의 풍력 하부구조물과 수산업 공정을 위한 구조물, 해상변전소용 구조물이 전부였다.

구조물과 구조물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구조물은 시인성이 강한 노란색 페인트가 입혀져 수평선에서 솟아올라 구별할 수 있었지만 이격거리가 800m에 달하다보니 한쪽에서 다른 한쪽을 바라다보면 손톱처럼 보였다.

그런 만큼 10만평을 차지해 어업이고 양식이고 어려워질 것이라는 일부 어민들의 우려가 근거 없어 보였다.

현재 공사를 위해 어선의 통항과 항해가 금지돼 있지만 완공되면 재개될 예정이다. 현재 목포대에서 서남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를 통항 가능한 선박은 무엇인지, 실증단지 내에서 조업 가능한 것은 어업은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용역 중에 있다.

한국해상풍력은 해상풍력이 조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어민들의 우려를 씻기 위해 수산업 공유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와 별도로 발전소주변지역지원금을 조성해 부안군과 고창군의 발전을 위해 쓸 계획이다.

정익중 한국해상풍력 사업본부장은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되면 하늘에선 전력이 생산되고 바다 위에선 어선이 조업하며 수면 아래에선 양식업이 펼쳐지며 서해의 생산성이 큰폭으로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포스코가 설계한 자켓 방식의 풍력하부구조물. 보다 간단한 설계로 경제성을 높였다. 사진=안희민 기자
서남해상풍력실증사업, 올 말 3기 가동, 2019년 7월 총 20기 가동


서남해상풍력발전 실증사업은 분명 ‘해양사업’이다.

육지는 물론 섬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공사 현장도 망망대해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장을 책임지는 고정훈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서남해상풍력발전 실증사업은 바다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해양사업”이라고 말했다. 해양은 말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를 뜻한다. 연안, 해안과 구별된다. 그만큼 공사 난이도가 높다.

제주도 앞바다의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가 연안에 건설되는 것과 달리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는 바다 한가운데 건설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파랑이 높으면 이미 설치한 구조물을 제외한 배를 대피해야 한다. 견학이 이뤄진 25일 전날에도 파랑이 1.8m까지 솟아 배를 모두 철수했다가 잠잠해진 이후 다시 현장에 투입했다.

공사현장의 인부들이 쉴 곳이 마땅하지 않은 점도 애로다.

한국해상풍력은 현장 노동자들의 애로를 살펴 에어컨이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형 쉼터를 제공했다. 쉼터엔 음식물과 숙소가 있어 한달 정도 지낼 수 있는데 특히 야간 작업에 유용하다.

한국해상풍력이 발주한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실증사업엔 60MW 규모의 총 20기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된다. 풍력터빈은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3MW급 WinDS 시리즈가 공통으로 사용되고 하부구조물의 경우 18기는 현대건설이 설치하는 자켓형, 포스코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한 개량된 자켓형 에드벡트가 전력연구원의 연구개발과제로 수행하는 석션버켓형이 각 1기씩 설치된다.
  • 풍력해상 구조물 설치현장으로 예인 중인 해상 크레인. 이 크레인은 파고가 높아지면 바닥을 높여 파랑을 피한다.사진=안희민 기자
기자가 방문했을 때 현대건설이 설치한 1, 2, 8호기와 해상변전소용 자켓 방식과 포스코의 하부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7호기로 기록될 전력연구원-에드벡트가 설치할 석션버켓형 하부구조물이 군산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현대건설의 고성훈 현장소장에 따르면 총 20기가 설치되는 실증사업의 사업규모는 5000억원 가량이다. 올해 우선 3기가 10월까지 13기는 2018년 10월까지 설치된다. 20기가 완료되는 시점은 2019년 9월이며 준공은 2019년 11월이다.

올해 설치되는 풍력발전기의 내부전력망이 가설되는 때가 올 연말이니 적어도 올해 말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터빈이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 현대건설은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되는 총 20기의 풍력발전기 가운데 18개를 설치한다. 사진은 해양 건설 현장을 설명하는 고정훈 현장 소장. 사진=안희민 기자
주목할 점은 항타에 하루이틀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타는 말 그대로 지반에 자켓을 박는 작업으로 소음이 발생한다. 어민들은 항타로 인해 조업에 피해가 있다고 읍소하지만 실제 피해는 미비하다는 것이 현대건설 측의 전언이다. 항타 후 드릴링을 통해 자켓에 파일을 넣어 하부구조물을 지반에 고정시키고 하부 구조물을 완성한다. 수심이 얕은 곳에선 한달 반, 깊은 곳에선 3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고창군 미래 생활상 바꿀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에 거는 주민들의 기대는 크다. 부안군과 고창군이 성장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새만금 등 내수면 어업이나 격포항 앞바다 등의 연안어업의 어획고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부안군과 고창군 주민들이 서남해상풍력발전사업을 두고 찬반으로 갈라져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는 동일하다.
  • 800톤의 구조물을 들 수 있는 플로팅 크레인. 크레인의 높이가 70m에 이른다. 사진=안희민 기자
부안군 어민 박종운씨는 “부안군 어획고가 줄어들기 시작한지 오래됐다. 자연환경이 좋아 ‘부안생거’(扶安生居)라고 불리지만 경제활동에 유리한 산업이 없어 젊은이들이 떠나는 실정이다. 서남해상풍력발전사업을 진행하는 정부가 보상을 해준다면 돌파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고창군의 경우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계통에 연결할 154kV 변전소의 상업용 전환을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전문가들은 보상금을 더 얻고자 부안군과 고창군민들이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서남해풍력발전단지 실증사업 공사 현장에 운집한 각종 크레인선들. 사진=안희민 기자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해상풍력은 어민들에 대한 보상도 생각하고 있지만 그리는 청사진은 이보다 훨씬 원대하다.

한국해상풍력은 해상풍력발전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생활이 활기차게 바뀐 유럽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부안, 고창은 항구 따로 어시장 따로 있다. 경제도 어업 외 농업, 관광 등 섞여 있지만 뚜렷한 캐쉬카우가 없다.

한국해상풍력은 풍력터빈 20기가 들어서는 60MW급 실증단지가 들어서는데도 상주인원이 50여명을 헤아린다고 설명했다. 1MW당 1.1명이 고용되는 셈이다. 확산단계에 접어들어 2.5GW급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 고용인원이 수천명으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한국해상풍력은 서남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해상풍력을 손수 운영하며 △정격발전 실현 △풍력터빈의 수명연장 △유지보수 능력을 배양할 계획이다. 인근 안마도나 위도를 전진기지로 삼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익중 한국해상풍력 사업본부장은 “서남해상풍력발전사업 1단계 실증사업은 아기의 탄생으로 비교하면 인큐베이터다. 실증사업이 완성되면 한국 해상풍력의 아기가 태어나는 셈이다. 2단계 확산단계인 시범사업이 끝나면 고등학교 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건설비가 실증사업의 50~60%로 내려가고 태양광발전소 건설비용보다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서남해상풍력을 일구는 사람들. 사진=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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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29 08:54:26 수정시간 : 2017/09/01 15: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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