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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매각 가격을 인하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채권단이 매각 가격 조정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고심에 빠졌다. 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금호산업 측에 금호 상표권 계약을 완료해달라고 통보한 만큼, 30일 이후 매각 가격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서는 매각 가격 조정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강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오는 30일 금호산업 측에서 금호 상표권 계약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면, 이후 매각 가격에 대한 결론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앞서 금호산업에 ‘사용 요율 0.5%, 사용 기간 20년’의 상표권 사용 조건을 제시하고 30일까지 상표권 계약을 완료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호산업이 제시한 조건이 대부분 수용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상표권 문제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지연시킬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해,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상표권 문제로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호산업이 상표권 계약을 받아들일 경우, 채권단은 ‘헐값 매각’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실적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매각 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에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요구한 상표권 사용 요율과 더블스타가 제시한 상표권 사용 요율과의 차액(최대 270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보전해줘야 한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금호타이어를 5300억원에 매각하는 결과가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조건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채권단은 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 조건을 제시해 계약을 완료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상표권 계약 완료 전에 더블스타와 8000억원의 매각 가격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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